슈베르트 간단 살펴보기

슈베르트의 곡들은 한마디로 참 영롱하다
새벽 이슬 방울을 보는 듯 맑고 청아하다. 가곡이건, 교향곡이건, 피아노곡이건 거의 다 그렇다. 그리고, 또 한가지, 그 곡들엔 외로움과 슬픔이 묻어 나온다. 곳곳에 애잔하고 가슴 시린 선율들을 박아 놓았다. 신은 그렇게 짧은 생에 그만한 무게를 얹어줌으로써 슬픔이 승화된 영롱한 선율을 만들어 낸 것 같아 신이 미워진다.
슈베르트는 1797년 1월31일에 에 태어났다. 그가 태어나기 6년전에 죽은 모짜르트도 1월 27일생. 그러고보니, 둘 다 같은 별자리다. 그가 태어난 곳은 빈이었지만, 아버지는 체코사람, 어머니는 폴란드 출신이었다. 아버지는 학교 선생님이었고, 무려 14명의 자녀를 두었다.
가족은 음악을 즐겼고 슈베르트도 자연스레 어릴 때부터 음악을 접했다. 11살이 되던 슈베르트는 소년합창단원이 된다. 이때 심사위원 중의 한 사람이 바로 살리에리였다.
변성기가 되어 16세에 합창단원을 그만두고, 잠깐 아버지를 돕고 작곡도 시작했다. 16살에 교향곡 1번과 실내악, 리트를 작곡했다. 그리고, 18세(1815) 에 교향곡 2,3번, 현악4중주곡 및 마왕, 들장미를 포함, 140곡의 리트를 작곡한다. 신은 그를 빨리 데려가기 위해 이렇게 재촉했는지도 모르겠다.
1816년부터 학교교사도 하고, 작곡도 하고, 피아노 교습도 했지만, 안정적인 벌이는 없었고, 이때부터 죽을때까지 그의 삶은 결코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다. 피아노 명곡들을 만들어냈지만, 쇼팽이나 리스트 만큼 연주 실력이 뛰어나지는 못했다.
그는 모짜르트보다 더 인정받지 못한 가장 불쌍한 작곡가 중 하나가 된다.
23살에는 "슈베르티아데" 라는 그의 음악친구들 모임이 만들어졌다. 화가, 시인, 음악가, 공무원 등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그들은 슈베르트 인생에서 하나의 축복이었다. 슈베르트는 작곡을 하면 그들에게 먼저 선을 보였고, 친구들은 그를 보살펴줬다.
25세에 '마왕' 으로 제1회 출판이 이루어졌다. 1827년에는 그가 존경하던 베토벤이 사망하자 장례 행렬에 뛰어들어 횃불을 들고 자신의 대선배를 추모했다. 1828년에는 연주회를 열어 대 성공을 거두었다. 친구에게 진 빚도 갚을만큼 큰 돈을 받았고, 드디어 자신의 피아노를 마련했다.
만약에 그가 좀 더 오래 살았더라면, 안정되고 성공적인 음악가로 살았을지....그건 모르는 일이다. 물론 역사에 가정이란 없지만...
그러나, 짜르트가 프라하에서 거둔 피가로의 결혼 성공에 기쁨을 느끼고 얼마 못 가 죽은 것처럼 그는 이제 막 제대로 인생을 살아보려 할 즈음인 겨우 31세의 나이에 병상에 눕고 만다. 장티푸스라고 알려지기도 했지만, 다른 병명이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600여곡의 가곡을 작곡하고, 불멸의 피아노 곡들을 남겼지만 모짜르트보다 이른 나이에 삶을 마감했다.
슈베르트 중요 곡
1. 완성 교향곡(1822) : 만화 스머프를 연상시키는 선율. 단지 2악장으로 이루어져있지만, 3,4악장이 불필요할만큼 완벽한 부드럽고 애잔한 교향곡이다.
2. 현악4중주 '죽음과 소녀'(1824) : 죽음과 소녀라...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소녀가 죽었다는 건 일단 슬픈 일이다. 지상에서 가장 슬픈 선율 중 하나.
3. 들장미(가곡1815) : 웬아이가 보았네...들에 핀 장미야.. 사랑과 행복의 상징인 장미도 슈베르트의 손을 거치면 왠지 슬퍼진다.
4. 마왕(가곡. 1815) : 아픈 아이를 안고 말을 타고 달리는 아빠. 긴박하게 몰아부치는 피아노소리에 이미 결말이 해피엔딩이 아닐 것임을 암시한다. 애처로운 아빠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결국 아이는 아빠의 팔에 안긴 채 이 세상을 떠난다.
5. 송어(피아노 5중주.1819) : 누구나 들으면 혹 하는 선율. 가곡을 나중에 피아노5중주로 만들었다.
6. 겨울나그네(가곡집.1827) : 그의 3대 가곡집 "겨울나그네" "백조의 노래"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이 중에서도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이의 노래 같은 겨울나그네. 한곡한곡마다 외로움이 절절이 서려있다.
7. 즉흥곡(1827) : 즉흥곡은 낭만파 시대 가장 인기있는 것 중의 하나였다.
8. 피아노 3중주곡 제2번(1827) : 영화 해피엔드에서 나왔던 그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느낌...
9. 아르페지오네 소나타(1824) : kbs1fm에서 자주 들려주는 곡 중의 하나. 첼로와 비슷한 아르페지오네라는 악기를 위해 쓴곡. 고악기라 첼로로 연주한다.
10. 악흥의 한 때(피아노 독주. 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