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제 카르멘 오페라 제 3 막

 

 

 

 

   간주곡

   제3막의 전주곡이다. 하프 연주의 분산화음에 아련한 애수를 담은 플루트로 시작된다. 원래는 <아를르의 여인>을 위해 작곡된 곡이라고 한다.

 

   산속의 한적한 장소로, 밀매업자들이 활기찬 합창을 부르면서 한 사람씩 등장한다. 호세도 그들 틈에 끼어 있었지만 결코 즐겁지는 않다. 한편 카르멘은 순간적으로 그를 좋아했기 때문에 금방 싫증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 왜 당신은 어머니가 계신 고향으로 가지 않나요?" 라며 빈정댄다. "카르멘! 네 곁을 떠나라고? 한번만 더 그 따위 말을 지껄인다면 죽이고 말테다" 호세가 단검을 쥐고 소리를 지르지만 그녀는 눈도 까딱 않고 웃음을 띄운다.

   카르멘은 프라스키타와 메르세데스가 트럼프로 운명점을 치고 있는 곳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러나 그녀는 계속해서 죽을 점만 나온다. 그녀는 죽음을 예고하는 스페이드 에이스를 젖히며,「도망쳐 봐야 아무 소용없지 En vain pour éviter 라는 아리아로 자기의 종말을 독백조로 노래한다. 이어서 그들과 트럼프의 3중창을 부른다. 그리고 호세에게 망을 보게 한 후, 다른 사람들과 밀매품을 운반하러 출발한다.

 

프라스키타               카드를 섞어!

메르세데스               카드를 섞어!

프라스키타               나눠!

메르세데스               나눠!

프라스키타               거기놔, 됐어!

메르세데스               거기놔, 됐어!

프라스키타               여기 석장 놔!

메르세데스               여기 석장 놔!

메르세데스               넉장을 거기에 놔!

두 사람                    자, 그럼 말해 주렴, 귀여운 것들. 미래의 일을 알려줘. 누가 우리를 배반하고 누가 우리를 사랑할지 말해줘, 말해봐, 말해!

메르세데스               난 나를 무엇보다 사랑하는 젊은 애인이 보이네.

프라스키타               내 애인은 아주 부자이고 늙었군. 그러나 결혼을 신청하고 있어.

메르세데스               그의 말에 나를 태우고 산으로 데려가네.

프라스키타               내 애인은 왕궁 같은 성에서 나를 여왕으로 받드네.

메르세데스               끝없는 사랑, 매일 매일 새로운 열정.

프라스키타               수 많은 금과 다이아몬드... 보석들...

메르세데스               내 애인은 유명한 지도자가 되었네. 종자가 백 명이나 돼.

프라스키타               내 애인은 내 눈을 믿을 수 있다면... 그래, 죽었어. 아, 난 미망인으로 재산을 상속하네.

두 사람                     말해, 다시 말해 봐, 귀여운 것들. 미래의 일을 알려줘. 누가 우리를 배반하고 누가 우리를 사랑할지 말해줘,

                                (그들은 다시 카드를 살펴본다)

프라스키타                재산!

메르세데스                사랑!

카르멘                      (메르세데스와 프라스키타를 지켜보고 있다가)   

카드를 이리줘. 이제 내가 해보지.   

(카드를 넘기기 시작한다)  

다이아몬드, 스페이드... 죽음! 내가 정확히 읽었지...

내가 먼저고 다음은 그가... 우리 둘다 죽음을,

쓰라린 해답을 피하려는건 부질없는 짓. 카드를 다시 쳐도 소용없어.

도움이 안돼. 카드는 진실되고 거짓말을 안해.

천국의 명부에 당신의 장이 행운의 장이라면 두려워할 것 없이 카드를 치고 나눠요. 당신의 카드는 즐거이 당신의 행운을 보여 줄테니까.

그러나 당신이 죽어야 한다면 운명이 그 무서운 선고를 내렸다면 스무번을 다시 친다 할지라도... 그 냉혹한 카드는 되풀이 될거예요. 죽음!   

(카드를뒤집는다)   다시! 다시! 항상 죽음!

프라스키타, 메르세데스   말해, 다시 말해봐, 귀여운 것들. 미래의 일을 알려줘. 누가 우리를 배반하고 누가 우리를 사랑할지 말해줘,

카르멘                     또 다시! 절망이다! 죽음, 죽음!

프라스키타               재산!

메르세데스               사랑!

카르멘                     언제나 죽음이다!

프라스키타, 메르세데스, 카르멘   또 다시 죽음이야!

 

   안내자의 인도를 받으며 미카엘라가 호세를 찾아 들어온다. 그녀는 매우 감동적인 아리아「이젠 두렵지 않아  je dis que rine ne m'pouvante 를 부른다. 그러나 느닷없는 총소리에 놀란다. 그 총성은 호세가 정체불명의 낯선 침입자를 향해 쏜 것인데, 그 침입자는 다름아닌 에스카밀로였다.

 

미카엘라                  난 무서울 게 없다고 내 자신에게 타일러야해.

아, 난 스스로를 돌볼 수 있다고 다짐해야해.

그러나 대담하게 행동하려고 애써도 마음속으로 는무서워서 죽을 것 같군... 이 황량한 곳에 홀로 있으니, 나 혼자 있으니 무서워.

그러나 두려워 해서는 안되지. 주여, 저에게 용기를 주소서.

저를 보호해 주소서. 저주받은 간계로 그 여인을 난 직접 보아야해.

그녀는 위험한 사람이지, 또 아름답고. 그러나 난 두렵지 않아.

난 그녀 앞에서 거리낌없이 말해야지. 저를 보호해주소서. 오 주여!

주여, 은총을 베푸소서, 아! 그러나 내가 잘못보지 않았겠지. 돈 호세야. 무얼하고 있지. 내쪽을 보고 있지는 않는데...

총에 화약을 재고 있군.. 총을 쏘네.

 

   에스카밀로는 카르멘을 못 잊어 찾아온 것이다. 호세는 그에게 칼을 주고 결투를 청한다. 에스카밀로가 열세에 몰렸을 즈음 카르멘이 돌아오고, 그는 간신히 목숨을 건진다. 에스카밀로는 사람들을 세빌랴에서 개최될 예정인 투우전에 초대하고 그곳을 떠난다.

   이 때 미카엘라가 나타나서 눈물로 호소한다. 그녀는 호세 어머니가 병석에 누운 채 아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죽어간다고 전한다. 카르멘이 경멸이 섞인 소리로 고향으로 가라고 하자, 호세는 화를 벌컥 낸다. 멀리서 에스카밀로의 「투우사의 노래」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카르멘이 그쪽을 향해 달려가려 하자, 호세가 나서며 "지금은 떠나지만 다시 돌아오겠다"고 소리친다. 그는 미카엘라와 함께 산을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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