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억짜리 하늘 사무실 삼성그룹이 업무용 비행기 1대를 추가로 사들인다. 이로써 삼성은 3대의 전용기를 갖게 된다. 삼성이 다음달 추가로 들여오는 비행기는 캐나다 봄바르디어사(社)가 제작한 13인승 글로벌 익스프레스로, 가격은 4000만달러(약 380억원) 안팎이다. 삼성은 올해 7월에도 같은 기종의 비행기 1대를 사들인 뒤, 기존에 보유하던 같은 기종의 낡은 비행기는 해외에 팔았다. 이로써 삼성그룹은 보잉 737을 개조한 보잉 비즈니스 제트(BBJ18인승)와 최신형 글로벌 익스프레스 2대 등 모두 3대의 업무용 비행기를 운용하게 됐다. 삼성의 전용기는 하늘을 나는 최첨단 회의실로 알려져 있다. 인터넷 통신이 가능한 회의실과 최첨단 정보기술(IT) 장비를 설치해, 일부 대도시 공항에서는 비행기 안에서 입국 심사를 마칠 수도 있다. 내부 구조도 개조해 침실까지 설치했다. 삼성은 이들 전용기 운용을 위해 지난 3월 항공기 조종사 및 객실승무원, 항공정비사 등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로부터 스카우트하기도 했다. 기장 8명과 승무원 7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기장은 임원급 대우를 받고 있다. 지난해 삼성이 업무용 비행기를 띄운 횟수는 100여 차례, 총 비행거리는 130만㎞에 이른다.
전용기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람은 1년에 100일 이상 출장을 다니는 삼성전자 윤종용(尹鍾龍) 부회장과 이기태(李基泰) 사장이다. 이건희(李健熙) 회장도 1년에 두세 차례 이용한다. 윤 부회장은 지난 17일에도 글로벌 익스프레스를 이용, 최지성(崔志成) 사장과 함께 유럽으로 출장을 떠났다. 삼성 내부규정에는 임직원이면 직급에 상관없이 8명 이상 출장에 이용 신청을 할 수 있게 돼 있지만 지금까지 전용기를 타겠다고 나선 직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은 전용기를 늘리는 이유로 시간 절약을 꼽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IR(투자설명회)을 할 때 전용기를 이용하면 미국 각 도시를 일주일 안에 돌 수 있지만, 민간 항공사 비행기를 이용하면 보름도 더 걸린다는 것.
김덕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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