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곧 투자죠 2534세대의 婚테크
이제 결혼은 투자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합이라는 전통적인 결혼 관념이 바뀌고 있다. 신세대를 중심으로 결혼을 통해 부유해지고 싶다는 재테크 욕구가 더해지면서 혼테크(결혼+테크놀로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제일기획은 17일 25~34세의 미혼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세대들은 결혼도 일종의 투자(62%), 결혼은 노후 준비의 시작(84%)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신세대들은 배우자를 고르는 기준도 이전과 달랐다. 응답자의 70%가 소개를 받으면 조건을 살폈고, 55.8%는 능력만 좋으면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건이 좋은 사람과 만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물 좋은 장소나 모임을 자주 찾는 사람도 절반 가까이 됐다. 2534세대에게는 전통적으로 중시했던 사랑이나 신뢰만큼 경제적인 부분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혼수의 개념도 이젠 쓰는 것 중심의 가전제품에서 돈을 모을 수 있는 재테크용 혼수로 무게 중심이 옮아갔다. 응답자들은 가전제품이나 가구 같은 혼수는 최소화하는 것이 현명하며(88.4%), 대신 청약통장이나 주식 같은 것이 바람직하다(87.8%)고 말했다. 결혼준비에 대한 생각도 현실적, 실속형으로 바뀌었다. 10명 중 9명이 결혼준비를 어른들에게 맡기기보다 우리가 직접 챙기겠다고 대답했다. 혼수를 남자가 해야 할 것과 여자가 해야 할 것으로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대답도 88% 이상 나왔다. 결혼식을 더 이상 엄숙한 예식이 아니라 이벤트로 치르고 싶다는 이들이 많았다. 결혼식이 엄숙하기보다는 재미있어야 한다(64.3%)고 생각했고, 청첩장도 부모의 의사와 상관없이 독특한 형태로 만들겠다(72%)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제일기획은 젊은 세대가 결혼을 꿈이 아닌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새로움과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송동훈기자
dhsong@chosun.com 입력 :
2006.09.17 20:45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