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멘의 남녀 혼탕 사우나

독일 현지인들 근무도 하지 않는 토요일, 저녁 7시까지 일하다 일 사우를 한번 가보기로 니. 가운데가 유리돔으로 된 실내수영장이 처음 생겼습니다.
토요일에다 날씨 서 모두들 나들이 나갔는데 주차장은 의외로 한산했습니다. 이름 오아시스 였습니다. (파다이스가 더 어울릴 듯 한데...) 하여튼 차에서 내려 근심어린 정으로 담배한대 빨고 씩씩하게 걸어 어 갔습니다. 물론 괜히 가서 구경거리 되나 않을까? 걱정이 없던 아니었습니다.
정확 입장료는 기억은 나지 않지만 거의 3만원쯤 되는것 같았습니다. 일단 돈은 후불이고, 타올이랑 를 받아들고 탈의실로 갔습니다. 상상과는 달리 탈의실은 그나마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옷을 후다닥 갈아 입고 통로에 있는 사우나에서 샤워... 들어가고 나갈 때만 따로더군요. 여기까지는 여느 실내수영장이랑 똑같습니다. 그런데, 수건으로 대충 가릴거 가리고 화살표를 따라 나가는데...
우와! 10여년전 일본 갔을때 가 보았던 혼탕과는 별천지 였습니다. 일본에선 아줌마, 할머니들만 있었는데... 문을 열고 나서는데 사진에서만 보던 그런 모습의 아가씨랑 눈이 딱 마주치는 것 아닌가! 이 시야를 어디다 둬야 할런지?
그렇다고 텐트칠 수는 없고... 한화 워 애버랜드 캐비베이 은 시설에서 남녀가 딱 벗고 (욕까운을 은 사람도 , 그러나 사우나 에서는 홀라당) 다고 표 면 이곳 상황을 아주 정확하게 표했다고 입니다. 어색하게 남들은 손에 수건을 들고 다니는데 나혼자 수건을 허리에 감고 멈칫 멈칫 거리며 사람이 별로 없는 한증 사우나에 들어가 타올을 바닥에 깔고 높은 자리에 앉았다.
*참고 - 외국 사우나에서 한국처럼 그냥 앉으면서 먹음. 흘리는 이 바닥에 흐르지 않록 반드시 타올을 는 에티켓, 또한 문을 꼭 닫을 것 잠시후, 왠 처자가 들어 오니 에 건 누워 버립니다. 또요요용! 튀어나 슬슬 땀딱는 척 다시 밀어 놓고는 어찌 모릅니다.
참 요지경 세상입니다. 이거 사진이라도 찍어 왔면 참 좋을텐데... 혼탕이라는게 이런것 일까요? 저들에게는 자연스 모습이 저에게는 어색하기 그지 없으니... 겨우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생기니 이건 더 고민입니다.
이곳 브레멘이 결코 도시 아닌 관계로 동양인이 적다보니 이곳 사우나에 동양인은 현재 같 동료 3명 뿐! 몰래 몰래 힐끔 힐끔 날 쳐다보는 눈길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도대체 뭘 쳐다는 보는거야! 큰리로 한마디 해주고 싶었습니다. 테크닉 이즈 베들 덴 사이즈 야! 너네꺼는 텐트 쳤을때 폴대길이가 똑같은 거의 고정식 폴대지만 내꺼는 신비한 동양의 최신 안테나형 폴대다 짜샤! 그런데 꼬마 아들은 부끄럽지도 않은지 빤히 다. 손을 흔들어 주니 그제야 쑥스러운지 엄마에게 달려가 안깁니다. 뽀얀 피부에 파란눈동자가 정말이지 인형 같았습니다.
이거 구경하러 왔다가(난 단지 사우나 구경 왔음) 구경거리가 되고 있었습니다. 더워서 땀을 흘리는지 긴장되서 흘리는 건지, 슬며시 나와서 샤워를 하러 갔더니 역시 남자랑 여자랑 같은 장소에서 샤워를 합니다. (물론 샴푸나 비누를 쓰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언제 마지막으로 집사람과 같이 샤워했는지 기억도 안나는데, 전 지금 전혀 모르는 여자하고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거리에서 같이 샤워하고 있으니... 애기들 데리고 온가족이 같이 온 사람도 있고, 연인끼리 와서 저쪽 구석에서 껴안고 있는 놈도 있고, 삼층 난간에서 눈알 굴리는 사춘기 머슴애도 있고, 백발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다정하게 손잡고 다니는 모습도 보이고... 시간이 조금 지나니 저자신도 이제 자연스러워 집니다. 수건도 허리에서 풀어 손에 쥐고 다녔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벌거벗은 사람들 사이를 저도 벌거 벗은채 덜렁거리며 걸어 다녔습니다. 자문해봤습니다. 도대체 뭐가 부그러운 것일까? 외눈박이 세상에 양쪽눈 가진놈이 병신 아니던가?
씩씩하게 온동네를 돌아 다녔습니다. 사우나 종류가 실내 옥외 합쳐서 20가지는 넘어 보이더군요. 하나하나 다 들어가봤습니다. 안개사우나, 고열, 저열, 건식, 습식, 장작불, 황토, 통나무, 민트향, 박하향 등등 그중에 특히 박하향 사우나는 숨을 들이킬 때마다 박하담배를 피우는 느낌 그대로 였습니다. 어떤 사우나는 시간에 맞춰 찬물을 앉아 있는 사람에게 뿌리기도하고, 이상한 향료를 태우기도 하더군요. 거 독일사람들 참! 튼튼하더군.
사우나에서 몸이 무척 달구어 졌을텐데 바로 얼음같이 차가운물로 샤워하는 것 보면, 하기야 독일 여자들은 병원에서 애기 놓고 바로 찬물로 샤워 한다니까... 풀에 가서 미지근한 물에서 수영도 하고 나니(때밀이 타올만 한장 있으면 왔단데.....) 출출 해져서 노천 식당에서 쏘시지에 시원한 흑맥주 한잔을 들이키니 짜르르 온몸에 전기가 흐릅니다.
슬슬 자신감이 생기니 옆에 앉아 핫도그 먹고 있는 열댓살 먹어보이는 여자애에게 말도 걸어보고... 역시 동양인이 별로 없는 동내라 수작이 잘 먹혀 들어갑니다.(한국에서 외국인이 말걸어 오는 모습을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리라) 할로 (독일에서는 헬로 대신 할로) 나 한국에서 왔는데 여기 참 흥미롭다.
내게는 거의 문화충격인데 그래! 한국에는 이런거 없니? 있기는 있는데... 우리는 찜질방 이라고 하지 - 찜질방을 영어로 어떻게 한담? 겨우겨우 설명해주고 누구랑 같이 왔니 난 지금 아빠, 엄마, 언니, 언니 남자친구 언니 남자친구? 난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물어 봤습니다.
우와! 훌륭한 콩가루 집안입니다. 장모될 사람이랑 사위 될지도 모를 사람이랑, 처제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랑 홀랑 벗고 같이 싸우나를? 참 이해하기 힘들지만 이해해야지 어찌하리요! 이곳 사우나에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전 뜨끈 뜨끈한 탕에 들어가서 어! 시원하다 라고 한마디 해야 사우나 갔다 왔다고 할 수 있는데 여기는 그런 탕이 없습니다. 있어도 그들 말로 '스파'라고 하는 미지근 찍찍한 거품나는 조그마한 욕조나 있을까? 땀도 뺄만큼 빼고 맥주 한잔 마셨고 이제 수건으로 배가리고 침대에 누워 자는척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심히 봤습니다. 응큼하다고요?
'유전적인 동서양의 체격, 골격구조의 차이 및 생활 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찰 보고서'를 작성 중이었습니다. 체격, 골격은 동양인에 비해 당연히 크고, 굵고, 테크닉은 경험해보지 못해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환경이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는건 알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과연 텐트 칠 수 있는 남자는 몇명이나 될까요? 텐트는 모름지기 바닥이 어느 정도 평탄하고 수용할 수 있는 적당한 인원구성이 되고, 길에서 좀 떨어진 조용하고 으슥한 장소에서 그나마 설치할 힘이 있어야 제대로 사용할 수 있지 여기처럼 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고, 시끄러운 곳에서는 초대형 텐트가 아닌 바에야 그냥 접어 다니는 수 밖에.
그래서 그런가 아무도 텐트 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지성적인 제어가 되지 않는 IQ 2자리수 남자는 가능하겠지요? 사실 깨놓고 이야기 하자면, 저도 사실 처음엔 어쩌나 했는데 모두가 홀딱 벗고 다니니 별 이상한 생각은 전혀 않나더군요. 혹시 독일에 올 기회가 있다면 베를린, 프랑크프르트등 대도시도 반드시 사우나가 있다고 하니 꼭 한번 가보시기를, 구경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사고의 벽을 깰 수 있는 건전한 문화의 충격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2시간 넘어 이곳에 있다가 저녁을 먹는 식당에서 같이 갔다온 동료들의 화제는 당연히 야, 야! 너 그여자애 봤냐? 그 노란머리 올려말은 애 있잖아! 죽이더구만 난 속으로 으이! 저 속물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그 있쟎아요, 빨 슬리퍼 신고 배꼽에 링 꼽고 엉덩이에 문신한 그 쭉쭉 빵빵이 더 훌륭하다니까요! 나도 속물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