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서 때미는 한국인 67%를 위한 목욕 노하우

▲ 사진 = 영화 '싱글즈' 한 장면
갑자기 수은주가 뚝 떨어지면서 따뜻한 물과 뜨끈한 온기가 있는 사우나와 찜질방이 그리워지는 계절이 왔다. 뻣뻣한 근육이 살살 녹고 긴장과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느낌, 바로 찜질방의 매력이다. 비 오듯 흘리는 땀 속에 몸 안의 독소가 다 빠져나가는 맛에 1주일에 한번씩은 꼭 이용한다는 찜질방 중독자들도 많다.
최근 초이스피부과에서 온라인 방문객과 내원환자 567명을 통해 찜질방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찜질방 방문 횟수에 있어서는 한달에 2번 이하가 가장 많았으며, 한 달에 4회 이상 간다는 응답도 19%를 차지했다. 한편, 응답자 중에서는 67%가 반드시 온몸의 때를 민다고 답해 여전히 때수건으로 온몸의 각질을 밀어 없애는 전통적인 목욕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 시간 이내 목욕을 끝낸다는응답은 17%에 그친 반면, 체력이 허락하는 한 가급적 오래 버틴다는 응답은 58%나 차지했다.
하지만 찜질방을 지나치게 자주 이용하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 당장의 스트레스는 없앨 지 모르지만 고온건조한 환경과 자극적인 목욕습관은 피부 건강을 위협한다. 어떻게 목욕해야 피로도 풀고, 피부건강도 지킬 수 있을까.
피부 = 찬 물수건으로 얼굴 보호해야
우선 숨 쉬기 힘들 정도로 고온의 찜질방은 피부 건강과 미용을 위해서는 피하는 것이 좋다. 찜질방의 고열이 피부 멜라닌 색소를 자극, 기미와 주근깨 등의 색소질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찜질방의 뜨거운 열기는 피부 속 수분을 빼앗아가 주름을 만드는 요인이 되고 탄력을 잃기도 쉽다.
찜질방에 들어갈 때에는 고열이 직접 닿지 않도록 얼굴을 찬 물수건으로 감싸고 뜨거운 쪽을 등지고 앉는 것이 좋다. 찜질욕 중 수시로 차가운 물로 얼굴을 헹구어 열감을 내리는 한편 수분을 보충해 주기 위해 수시로 보습제를 바르고 물을 마셔 수분을 보충해 준다. 이때 탄산음료나 커피는 갈증과 이뇨작용을 유발하므로 적당치 않다.
찜질 후에는 열에 의해 피부가 달아오르고 각질이 부풀어 있는 상태. 이때 때수건으로 몸과 얼굴을 미는 것도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예민하게 만드는 주 원인이다. 게다가 피부를 보호하고 있는 피부 보호막과 피지도 함께 제거돼므로 심할 땐 피부건조증 뿐 아니라 모세혈관까지 파괴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한편 안면 홍조증이나 실핏줄이 드러나는 혈관 확장증, 피부건조증이나 아토피성 피부염은 건조한 고온에 매우 취약하므로 자극 없는 목욕만으로 최대한 간단히 찜질욕을 끝내는 것이 좋다. 피부가 건조한 사람은 목욕을 마친 후 물기가 있는 상태에서 오일이나 보디 크림 등을 발라 보습에 신경쓴다.
모발 = 찜질방에서는 마른 머리를 마른 수건으로 감쌀 것
대부분의 사람들은 샤워 후 머리를 감고 사우나실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방식이다. 찜질방에 들어갈 때는 머리를 감지 말고 마른 상태에서 들어가는 것이 좋다. 모발을 구성하는 케라틴 단백질은 60℃만 넘으면 변성된다. 또한 모발의 표면을 감싸고 있는 큐티클층은 젖은 채로 뜨거운 열기가 가해지면 그 배열이 흐트러져 머리 끝이 갈라지고 푸석푸석해지기 쉽다.
특히 건식 사우나는 110℃가 넘는 고온이기 때문에 머리카락의 조직을 더욱 상하게 하므로 반드시 마른 수건으로 머리를 감싼 뒤 들어가는 것이 좋다. 또한 손상된 머리카락이나 약한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하는데 특히 일주일 이내에 파마나 염색을 했다면 찜질욕은 삼가는 것이 좋다.
불법시술 주의 = 실면도, 쥐젖 제거 등 시술로 세균감염 우려
찜질방이나 사우나에서 제공하는 쥐젖 제거 등의 불법 시술은 주의 하는 것이 좋다. 쥐젖은 피부연성 섬유종으로 주로 눈이나 목 주위, 겨드랑이, 사타구니에 여러 개가 돋아나는 모양을 띤다. 실로 면도하듯 쥐젖을 제거하는 찜질방의 불법 시술은 소독이 되지 않은 실을 여러 사람에게 쓸 가능성이 높아 세균감염을 통해 덧나거나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피부과에서는 마취연고를 바른 뒤 소독된 의료용 가위로 자르거나 탄산가스레이저로 태워 없애는 방식으로 쥐젖을 치료한다. 치료 후 항생제 연고를 발라야 하며 하루 이틀 물을 닿지 않게 해야 안전하다. 치료한 자리는 일시적으로 검거나 붉은색을 띠거나, 딱지가 생기기도 한다. 치료 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스카프나 목까지 올라오는 옷으로 최대한 자외선을 막아주는 것이 좋다.
<도움말 : 최광호초이스피부과 원장>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
2006.10.23 16:15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