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브족'에 발목잡힌 명품 브랜드

저급 문화를 즐기는 젊은 층을 지칭하는 차브족이 명품 브랜드의 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샴페인이 차브족의 새로운 상징으로 등장하면서 샴페인 업계가 고민에 빠져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널은 나이트클럽이나 파티에서 고가의 샴페인을 마시는 것이 차브족의 새로운 유행이 되면서 차브페인(chavpagne)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면서 차브족이 샴페인을 자신들의 문화 속으로 편입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명품업체 입장에서는 일종의 양아치 패션을 주도하고 있는 차브족이 달가운 존재가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2년 전 영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차브족은 트레이닝복과 야구모자, 유치한 금목걸이 등 세련미와는 동떨어진 저급하고 값싼 취향의 패션을 즐기는 젊은이들을 지칭한다.
최근 들어서는 이들이 하나의 사회현상이 되면서 의미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차브패션이 쿨(cool)한 것의 상징처럼 인식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성격은 일종의 양아치 패션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차브족이 초기에 패션 명가인 버버리의 베이지와 검정, 빨강의 격자무늬 패션을 마치 유니폼처럼 입고 다니면서 영국 내 버버리의 매출 급감을 불러온 것도 양아치 패션이란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이라는 것이다. 버버리는 차브족이 애용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 때문에 영국 내에서 판매 부진을 겪자 차브족이 애용하던 격자무늬 야구모자 생산을 아예 중단해 버렸다.
프라다 역시 차브족이 즐겨 신고 있는 자사의 검은색 운동화를 영국 내에서 판매하지 않고 있다. 일부 업계 분석가들은 차브족이 샴페인을 자신들의 문화의 일부분으로 끌어들이면서 샴페인업계도 버버리와 같은 운명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와인업계는 갈수록 줄어드는 소비층을 확대하기 위해 젊은 층을 상대로 한 마케팅 활동을 집중적으로 펼치고 있으나 차브족이라는 암초를 만나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
와인업계 컨설턴트인 리처드 노비스는 와인업계가 소비층 확대를 위해 젊은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지만 차브족이 애용하는 술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버버리와 같은 운명에 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입력 : 200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