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뷔페 맛이 깊어지고 생생해졌다

가을 뷔페 맛이 깊어지고 생생해졌다
뷔페 레스토랑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메뉴의 전문화와 오픈 키친, 즉석요리가 특징이다. 임피리얼 팰리스호텔 일식당 만요의 로바다야키 코너에서 여성 고객이 방금 전 주문한 해산물과 야채구이를 받고 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을 취향대로 골라먹는 뷔페 레스토랑. 세계 각국의 다양한 요리를 한 장소에서 즐길 수 있어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비슷비슷한 메뉴여서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느낌을 줬던 것도 사실. 2000년대 들어 뷔페 레스토랑에 새로운 트렌드가 생겼다. 1910년대 뷔페 문화가 도입된 이후 거의 1세기 만의 변화다. 특히 뷔페 레스토랑의 선두 주자인 특급 호텔들의 다양한 시도가 돋보인다. ○ 양보다 질 가장 큰 변화는 뷔페의 전문화. 일식, 중식, 이탈리아식 등 특정 국가 음식이나 샐러드, 디저트 등 특정 테마의 음식으로 승부하는 추세다(표 참조).
그뿐만 아니다. 갑각류, 안티 파스토처럼 좀더 세분화된 요리 뷔페까지 등장했다. W호텔은 2004년 10월부터 샴페인 브런치 뷔페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 뷔페는 기존 뷔페에 비해 기호에 맞는 음식을 집중적으로 맛볼 수 있는 것이 장점. 음식의 질도 높다.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의 기호가 반영된 것이다. 임피리얼 팰리스호텔 일식당 만요는 한국 최초의 일식 전문 뷔페로 유명하다. 로바다야키, 튀김, 덴스시, 샐러드, 후식 등 5개 코너에서 130가지 일식을 접할 수 있다. 만요의 백학만 조리장은 회는 물론 평소 맛보기 힘든 킹크랩 다리살 구이, 홍게 다리살 튀김 등 일식의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다고 자랑했다. ○ 주방의 속살을 드러낸다
앞다퉈 주방을 공개하는 것도 새로운 트렌드. 이른바 오픈 키친 열풍이다. 웨스틴조선호텔 직영의 뷔페 레스토랑 비즈바즈가 2000년 6월 도입한 이후 롯데호텔서울 라세느가 2003년 10월, 임피리얼 팰리스 훼밀리아가 지난해 7월 오픈 키친을 도입했다. 서울신라호텔 더 파크뷰는 올 5월 새 단장 오픈을 계기로 가세했다.
오픈 키친은 손님이 직접 식재료와 조리과정을 볼 수 있어 안심하고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것이다. 조리사들은 위생상 완벽을 기해야 하므로 말 한마디도 함부로 할 수 없지만. 15일 저녁식사를 하러 더 파크뷰를 찾은 회사원 이진만(39) 씨는 보는 재미까지 합쳐져 시각, 후각, 청각, 미각 등 오감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 방금 만든 음식을 고객에게
더 파크뷰의 즉석 디저트 스테이션.
아 라 미니트(A la minute). 즉 즉석요리 유행도 빼놓을 수 없다. 즉석요리는 말 그대로 코너마다 요리사가 머물며 손님들이 원하는 요리를 바로 만들어 주는 것. 뷔페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신선도의 문제를 해결했다. 철판구이, LA갈비구이, 회와 초밥, 피자와 파스타 등을 원하는 재료와 스타일로 먹을 수 있어 그야말로 인기 만점이다.
특히 더 파크뷰는 국내 최초로 광둥식, 베이징식 딤섬 7가지를 직접 만들어 주고 참나무 장작불로 오리와 닭을 바로 구워낸다. 또 10여 종의 아시안 누들을 매일 2가지씩 손님의 취향에 맞춰 제공한다. 심지어 아이스크림 등 각종 디저트도 눈앞에서 만들어 주고, 커피도 전문 바리스타가 제조해 내놓는다. 만요는 로바다야키 코너에서 50여 가지의 생선 조개 등 해산물과 야채를 구워주고 덴스시 코너에서 수십 가지 튀김과 스시를 주문 즉시 조리한다. ○ 데이트 장소로 뷔페 레스토랑은 주로 돌 회갑 등 가족 모임이나 동창회, 계모임 장소로 이용됐다. 하지만 요즘은 신세대 연인들의 데이트, 또는 비즈니스 만남의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심지어 상견례 장소로도 이용된다. 레스토랑 내 별실이 생긴 후 나타난 현상이다.
더 파크뷰의 손정아 지배인은 탁 트인 홀에서 식사를 즐기는 재미도 있지만 연인과 함께 음식을 먹으면서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별실 3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글=이호갑 기자
gdt@donga.com 사진=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맘껏 먹자 스웨덴 바이킹 풍습서 유래▼
뷔페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스웨덴에서 시작된 음식문화다. 9∼11세기 바이킹들이 오랜 항해를 마치고 고향에 돌아와 널찍한 상 위에 음식을 푸짐하게 차려놓고 식성대로 배부르게 먹던 풍습이 자리 잡은 것이다. 배에서는 먹지 못한 신선한 음식을 맘껏 즐기는 일종의 축제였다.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뷔페 상차림을 스모르가스보드라 부른다. 빵과 버터를 식탁에 놓고 마음껏 들게 한다는 뜻이다. 프랑스인들은 이를 뷔페라 불렀으며 이 말이 전 세계로 퍼졌다. 뷔페는 좁은 장소에서도 많은 손님을 치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뷔페는 크게 테이블에 앉아서 먹는 시팅 뷔페와 서서 먹는 스탠딩 뷔페, 음식보다 음료와 안주 위주로 간단히 먹는 칵테일 뷔페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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