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자유아시방송을 통해 남한 구독자들이 아닌 북녘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작성한 글임을 감안하시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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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생산된 고뿌 즉석국수(컵라면) 를 받아든 북한군 장병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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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 안녕하니까?
이번 주에 한국적십자사가 수해 지원으로 쌀 5000톤과 세멘트 1만톤, 컵라면 300만개 등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마 내달 중에 신의주에 지원품이 전달될 것입니다. 예전에 한해 수십만 톤씩 올라갈 때와 비교면 양이 많지는 않습니다만 이건 정부차원의 지원이 아니라 적십자 차원의 지원이라는 점을 참작해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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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항목은 컵라면 300만 개가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북에서도 라면이란 말이 무슨 말인지 다 알겠지만 예전에는 꼬부랑국수라고 불렀죠.
1980년대 중반에 상점들에 꼬부랑 국수가 판매돼서 어릴 에 저도 그걸 뜯어먹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꼬부랑국수는 양념 같은 것이 없이 그냥 국수에 아무 조리도 하지 않고 파는 그대로 뜯어먹어도 맛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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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서 꼬부랑 국수는 출시 몇 년 만에 없어졌습니다. 라면은 밀가루 면을 기름에 튀겨 만드는데 밀가루나 기름 같은 재료가 부족하니 당연히 없어졌습니다.
제가 컵라면을 먹어본 것은 10년 전입니다. 탈북해서 중국에 나와 있을 때 기차를 타고 가다가 라면이란 것을 먹어보게 됐는데 어찌나 맛있는지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국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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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때 먹은 라면은 중국라면이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여기 라면을 먹다보니 중국라면은 맛이 이상해서 먹지 못할 정도로 한국 라면이 너무 맛있습니다.
여기 한국에선 라면이 1년에 한사람이 평균 70~80개나 먹을 만큼 일반적인 음식이 됐습니다.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으니 밥하기 싫을 때도 먹고 간식으로도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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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3월에 있었던 일인데 그때 탈북자 20여명이 중국에 있는 모 한국 대사관에 집단 진입해서 한국행을 원했던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중국 정부가 이들 탈북자들을 필리핀에 추방하는 식으로 자국 밖으로 내보냈고 한국 정부에서 이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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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탈북자들이 필리핀에서 한국행을 대기하면서 미군 기지에 한 열흘 있었는데, 거기는 외국인지라 갑자기 한국음식을 대량으로 해서 제공할 데도 없고 해서 라면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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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라면을 처음 먹어본 아이들이 라면 맛에 아예 푹 빠져서 하루 세끼 라면만 달라고 하는 겁니다. 그것도 어디 한 끼에 한개만 먹습니까. 세 개, 네 개씩 먹고도 질리지 않는지 열흘 내내 계속 라면을 찾았다고 어느 부모가 훗날 얘기 하더군요.
이제는 그 애들도 20대 청년이 됐겠네요. 지금도 그렇게 라면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북에서 찍어온 사진들을 보면 북조선 장마당에서도 한국 라면들이 버젓이 팔리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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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 김치라면 이런 것들이 버젓이 팔리는데 그게 과연 한국에서 만든 것인지, 아니면 중국에서 만들어서 상표만 한국산처럼 만들어 붙인 가짜 한국라면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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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도 500원인 것을 보면 그렇게 귀한 것은 아닌 듯 보입니다. 500원이면 강냉이 1키로 값인데 그 정도면 웬만큼 사는 집에선 얼마든지 라면을 사서 맛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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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에 평북 용천에서 철도 폭발사건이 일어났을 때 중국에서 만든 한국산 라면이 3만 박스나 긴급 지원물품으로 들어갔던 일이 있습니다.
한 박스에 20개가 들어있으니 60만개나 들어간 셈입니다. 60만 개 용천군 피해주민이 1만 명이라고 봐도 한사람이 60개나 차지는 분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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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몇 달 뒤에 용천에서 나온 사람보 남한 라면 먹어봤냐고 물어봤더니 2번 먹어봤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지 어 갔냐고 있어 배탈이 난면서 폐기처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썩 훗날 또 다른 사람에게서 들어보니 그때 라면의 대다수가 평양에 실려 갔다 합니다.
하긴 간부들이나마 먹었으면 아예 버리기보단 낫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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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북에 지원되는 컵라면 300만 개도 그중 얼마나 신의주 수재민에게 갈는 모르겠지 아마 상당수가 빼돌려서 간부도 먹고 장마당에서도 릴 이라 봅니다.
특히 컵라면은 그냥 더운물만 부어 먹으면 되기 때에 아주 간편하니 놀려들 갈 때 많이 갖고 가고 싶어 할 것입니다.
평양에서도 2000년부터 ‘꼬부랑국수’가 다시 생산됐고 2004년에 보강상사와 홍콩 기업이 합작해 대동강이란 지즉석국수’와 ‘고뿌국수’라는 이 인 라면이 만 졌다고 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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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재료가 풍부지 못서 지금은 아마 잘 생산되진 않는 것 습. 그 즉석국수라는 것이 이에 300만 라가는 컵라면을 하는 겁니다.
이 송 듣는 분들 중에도 이미 한국라면 어본 분들이 많겠지 뭐니 뭐니 해도 한국라면이 제일 맛있습니다.
그렇게 맛있는 라면도 역사가 길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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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이라는 것이 1958년에 처음 나왔는데 한국에는 47년 전인 1963년에 처음 출시됐습니다.
라면을 처음 연구한 사람은 안도 모모후쿠라는 일본사람인데 2차 세계대전이 끝나서 미국 밀가루 원조로 연명하는 가난한 자국민들에게 값싸고 맛있는 음식을 먹게 하자 하는 꿈을 갖고 만들었다고 합니다.
안도 모모후쿠의 철학이 “평화는 배불리 먹을 때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라면은 북에서 값싼 음식이 아니고 이 땅엔 평화가 깃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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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앞으로 이 북에서도 한국처 값싸게 고 북조선 먹고 사는 때가 오면 한반도에도 평화가 깃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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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og.net/nambukstory/37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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