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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욕심 묻지마 조기유학 씻기 힘든 상처 남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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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딩스쿨에 맡겼다고 자녀가 저절로 공부를 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학부모들이 떠올리는 미국 기숙사는 현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요. 엄격하게 아이들을 관리하는 곳도 있지만, 학생 통제가 잘 안 되는 기숙사가 많습니다. 기숙사 안에서 술 마시고, 담배 피우는 건 예삿일이에요.(소태호 동아유학주니어 캘리포니아 지사장)

사정이 이렇다 보니 조기유학의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1~3년의 영어 연수가 조기유학의 주류로 떠오른 것이다. 사실 미국에서보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게 아이비리그 대학 진학에 더 유리하다. 1~3년의 조기유학으로 영어를 마스터한 뒤 특목고 유학반에서 공부시키겠다는 부모가 늘고 있는 건 이런 까닭에서다.

미국 고등학교는 GPA(내신성적)를 엄격하게 관리한다. 그래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미국 학생보다 2~3배 노력을 해야 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거의 모든 과목에서 A학점을 받을 수도 있다. 한국의 일부 고등학교가 A학점을 받을 수 있도록 점수를 낮추는 편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즉, 한국에서의 70점이 A학점으로 둔갑해 미국 대학에 제출되는 것이다.

단기 유학은 리스크가 적은 데다 성공 확률도 상대적으로 높다. 최근 인기를 끄는 관리형 단기 유학은 유학원이 학생들을 관리하면서 귀국 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 공부를 가르치는 시스템. 하지만 문제는 일부 유학원의 허술한 프로그램 운영과 상술로 피해를 본 학생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영어 연수가 새로운 유학 트렌드

미국 동부에서 학교를 1년 동안 다닌 뒤 8월에 귀국한 송수연(15가명) 양은 한국인 교포가 운영하는 관리형 기숙사에서 10명의 한국 학생과 함께 생활했다. 유학원은 출국 전 현지에서 영어를 배우면서 한국 교과목도 마스터할 수 있다고 선전했으나 현실은 전혀 달랐다.

명문대 출신 수학강사, 영어강사가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했는데, 딸아이 얘기를 들어보면 강의 내용이 형편없었어요. 기숙사라는 것도 알고 보니 가정집을 빌려 한국 아이들을 단체로 합숙시키는 거더군요. 영어는 조금 늘었지만 득보다는 실이 훨씬 많았어요.(송 양의 아버지)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에 초중학생 자녀를 혼자 1~3년간 단기연수를 보내는 관리형 유학은 다(多)문화를 경험하고 기러기 형태의 유학보다 영어를 빨리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미성숙한 학생들이 정서적 불안과 스트레스에 직면할 수 있다는 주장 또한 만만치 않다.

관리형 유학은 어떤 유학 업체를 고르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선행학습 운운하며 과장 광고를 하는 곳보다는 다년간의 경험으로 노하우를 쌓은 검증된 업체를 선택해야 합니다.(토피아아이비클럽 박종석 이사장)

지금도 상당수의 부모가 생이별을 감수하면서까지 외국 교육기관에 자식농사를 맡기고 있다. 그 부작용이 적지 않음에도 조기유학 열풍은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조기유학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조기유학은 자녀의 미래를 담보로 한 과감한 투자다. 정작 문제는 바다 건너를 몰라도 너무 모르면서 묻지마 소비에 나선 부모가 많다는 점이다.

   (계속)

http://www.donga.com/docs/magazine/weekly/2006/10/25/200610250500013/200610250500013_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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