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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욕심 묻지마 조기유학 씻기 힘든 상처 남길라
미국 학생들도 명문대에 들어가기 위해 일찍부터 준비한다. 또 학군이 좋은 부자동네 학교에 다니는 게 좋은 대학을 가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미국에는 과외가 없고 사교육비가 들지 않는다는 것도 한국 학부모들의 착각이다. 학원비, 튜터비 등은 한국에서보다 더 비싸다. 초등학교 3학년인 딸이 나도 피부가 화이트(White)였으면 좋겠다고 해서 화들짝 놀랐어요. 학교 행사에 가면 엄마 처지에서도 인종차별을 느낄 때가 적지 않아요.(광역 밴쿠버 서리에 거주하는 한 기러기 엄마) 학부모가 간과하기 쉬운 게 인종차별 문제다. 인종차별 탓에 빗나간 청소년의 사례는 적지 않다. 사춘기 이후 유학 온 학생이 다른 문화권의 친구를 사귀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 학생들만 모이는 끼리끼리 문화가 형성된다. 미국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잘 지내면 반대로 한국 학생들에게 왕따를 당하기도 한다. 초등학교 때는 여러 인종의 아이들이 한데 어울려 지냅니다. 그런데 세컨더리(중고등학교)부터는 한국인은 한국인끼리, 중국인은 중국인끼리 모이죠. 대학을 가서도 마찬가지예요. 터놓고 얘기할 친구가 적다 보니 주눅이 들기도 하고, 방황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나쁜 짓도 하고 그러죠.(중학교 1학년 때 캐나다 밴쿠버로 이민 와 현재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에 다니는 김진우 씨) 로스앤젤레스의 미주한인마약퇴치센터엔 이따금 마약에 중독된 조기유학생이 치료를 받기 위해 들어온다. 매춘부와 마리화나를 구할 수 있는 밴쿠버의 헤이스팅스 거리를 기웃거리는 조기유학생도 없지 않다. 외국생활에 적응하는 데 실패하면서 싹튼 조기유학생의 일탈은 기러기 엄마와의 불화로 이어진다. 몸 고생, 마음 고생은 아이가 공부를 잘하면 견딜 수 있어요. 문제는 적지 않은 아이들이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거죠. 초등학생 때 유학 와서 사춘기를 이곳에서 보낸 아이들은 서구문화의 세례를 받아서인지 엄마와 적잖이 갈등을 일으켜요. 엄마를 영어도 못하는 바보로 여기고 무시하는 거죠.(밴쿠버에서 가디언으로 일하는 김모 씨) 부모 중 한 명이 동반하지 않는 나 홀로 유학은 일종의 도박이다. 부모의 통제에서 자유롭다는 해방감 때문에 청소년들은 일탈의 유혹에 빠진다. 나 홀로 유학은 홈스테이 아빠의 아이를 임신했다거나 마약에 빠졌다거나 하는 극단적인 사례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그 부작용이 적지 않다. 현지 학생보다 2~3배 노력해야 좋은 점수 받아 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보딩스쿨(기숙사학교)로 유학 온 김재일(19가명) 군의 사례를 보자. 한국에서는 성적이 중위권이던 김 군은 기부금을 내고 이 학교에 입학했다. 기부금을 낸 것은 학교가 요구하는 성적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김 군은 늦게 유학 온 한국 학생들이 그렇듯 수업을 따라갈 수 없었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김 군은 결석하기 일쑤였고 알코올의존증에 시달렸다. 학교에서 쫓겨나 전학을 갔지만 새 학교에서도 대부분의 과목에서 낙제했다. 20세 이후에는 고등학교를 다닐 수 없어서 김 군은 고등학교 졸업장을 갖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계속) http://www.donga.com/docs/magazine/weekly/2006/10/25/200610250500013/200610250500013_2.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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