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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국 LPGA 침공` 그 힘의 원천은 …
하버드 보내듯 사업 접고 집 팔아 골프 뒷바라지

"전 세계에서 가장 골프에 뛰어난 가문은 김씨와 이씨다." 여자 골프를 휩쓸고 있는 한국 선수들 때문에 서양의 골프 기자들이 하는 우스갯소리다. 틀린 말이 아니다.

미국 LPGA 선수 명부에는 김씨와 이씨가 수두룩하다. 미현 김(KTF)을 비롯해 주미 김(하이트), 영 김(신세계), 크리스티나 김(한국이름 김초롱), 버디 김(김주연.KTF), 하나 김, 선화 리(CJ), 미나 리(KTF), 지영 리(하이마트), 사라 리(이정연) 등이다. 박씨도 세리 박(CJ), 그레이스 박(박지은.나이키골프), 글로리아 박(박희정.CJ) 등 만만치 않다.

물론 한국 선수에 김씨와 이씨, 박씨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희원(휠라코리아)과 장정(기업은행) 등 LPGA 상금 랭킹 10위 이내에 한국 선수 4명이 들어가 있다. 30위까지는 무려 12명이다.

한국 선수는 올해 LPGA 투어 26개 대회에서 9승을 따냈고 상금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했다. 인구 4700만 명의 한국이 여자 골프의 메이저리그인 미국 LPGA 투어에서 33% 정도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내년 활약은 더 대단할 전망이다. 올해 LPGA 한국 풀시드권자는 26명이지만 2부 투어와 아마추어의 한국 또는 한국계 강자들이 대거 LPGA 무대로 올라올 것으로 예상돼 내년에는 35명 선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선수들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그래서 골프계에서는 한국을 두려워하고 있다. 1960년대 비틀스를 필두로 한 영국 밴드들이 세계 음악을 점령하자 '브리티시 인베이전(영국의 침공)'이란 말이 나왔는데 이제는 '코리언 인베이전'이라는 조어가 생겼을 정도다. 미국의 골프잡지인 골프다이제스트는 '38선 이남에서 골프의 핵폭풍이 일고 있다'고 표현했다.

한국 여자골퍼들이 왜 이렇게 강할까.

올해 LPGA투어 신인왕이 확정된 이선화의 성공사례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선화(20)는 초등학교 때 골프를 시작했다. 골프에 푹 빠진 아버지를 따라 연습장에 갔다가 골프를 알게 됐다. 딸이 골프에 소질을 보이자 아버지 이승열(43)씨는 사업을 접고 딸 뒷바라지를 시작했다. 이선화는 만 14세가 되던 2000년 프로로 전향했고 2001년 15세3개월 만에 프로대회에서 우승했다. 국내 대회에서 몇 차례 우승 경험을 더 쌓은 이선화 가족은 CJ라는 든든한 후원사를 얻어 2004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선화는 미국 LPGA 2부 투어인 퓨처스 투어에서 첫해 고전했지만 한국인 특유의 집념으로 극복하고 이듬해인 2005년 상금왕이 됐다. 그리고 올해 LPGA 투어로 올라가 신인왕이 됐다.

이선화의 성공사례에서 나타난 ▶부모의 골프 열정▶조기 발탁과 교육▶조기 프로 전향▶스폰서 획득▶온 가족의 전폭적인 지원 등이 한국 골프 선수 성공의 특징이다.

골프도 일종의 교육이라고 본다면 한국 골퍼들의 부모는 자식을 하버드대학에 보낼 만큼의 열성 학부모다. 이선화의 아버지는 좋아하는 골프를 끊고 매니저와 운전사 역할을 했고, 어머니는 요리사와 상담사가 되어 자식 교육에 매진했다. 집을 팔고 땅을 팔고 친지의 도움까지 받아 그 비싼 학비(골프장 그린피, 레슨비 등)를 냈다.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은 "한국인은 원래 유목민족이라 푸른 벌판(필드)을 내달리던 유전인자가 있다"고 해석했다. 골프처럼 작은 공으로 하는 스포츠는 순간반응 능력과 집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젓가락질을 하는 한국인이 잘할 수 있는 종목이라는 해석도 있다.

외환위기로 어려웠던 시절, 희망을 전해준 박세리의 영향으로 여자 골프의 후원액은 다른 어떤 종목보다 크다. 골프만 잘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이 골프 강국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어린 선수들이 프로처럼 훈련한다는 점이다. 요즘은 초등학생 선수들도 대부분 학교에 가지 않고 훈련한다. 열 살 정도부터 사실상 프로선수의 생활을 하고 있다.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해 문제가 많다는 비난도 있지만 어쨌든 '어린이 골프 프로'는 현실이다. 한국형 조기교육의 성공에 자극받아 미국의 여자 주니어 골퍼들도 이런 과정을 따라오는 경향도 있다.

성호준 기자

미국보다 경비 적고 경쟁 덜해, 실속파들은 일본 휩쓴다, 여자투어 2,3,4위 한국 차지 적응도 쉬워 진출 늘어날 듯

한국 여자 골프는 미국뿐 아니라 일본도 점령하고 있다.

4일 현재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상금 랭킹 2, 3, 4위가 한국 선수다. 50위까지에는 9명이나 포함됐다. 일본 투어 풀시드를 가진 한국 선수가 13명인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공이다. 일본에 상륙한 한국 여자골퍼들은 아직 소수지만 확고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실속파들은 미국보다 일본을 선호한다. 일본에 간 선수들은 미국에서 뛰는 선수에 비해 국내에 덜 알려지고 명예가 좀 덜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알부자들이 많다. 상금이 미국 못지않기 때문이다. 일본 투어는 경기 수가 미국과 비슷하고 상금은 미국의 70% 수준이다. 미국에 가면 투어 경비가 연 1억5000만원 이상 들어가는 데 비해 일본에서는 5000만원이면 충분하고 음식.언어.시차 등에서 적응이 쉽다. 무엇보다 미국보다 경쟁이 덜해 상금을 따기가 훨씬 용이하다.

올 시즌 일본 여자 투어 상금순위 2위인 이지희는 올해 3승을 거두면서 6억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 3위 전미정과 4위 신현주(하이마트)도 비슷한 액수를 벌었다. 국내 톱클래스 선수들도 일본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 SK엔크린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홍진주(이동수골프)가 일본 Q스쿨 시험을 봤다. 신지애(하이마트), 최나연(SK텔레콤), 송보배(슈페리어) 등도 일본 쪽으로 기울고 있는 인상이다.

단점도 있다. 스폰서를 구하기 어렵다. 국내에 TV 중계가 잘 안 돼 홍보효과가 적기 때문에 기업들은 일본에 간 선수 후원을 꺼린다.

성호준 기자

남자는 왜 못 뜨나? 동양인에 불리한 난코스 많고, 군대 공백, 적은 후원 걸림돌

왜 한국 남자 골프는 여자보다 못한가. 전 세계 골프계가 궁금하게 여기는 미스터리다. 한국에서는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올림픽 등 대부분의 스포츠에서 한국은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더 경쟁력이 있다.

대한체육회는 그 이유를 경쟁의 차이라고 설명한다. 국내 선수들은 남녀 차이 없이 똑같이 열심히 훈련하지만 외국 여자 선수들은 남자들만큼 훈련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한국 남자 골퍼들이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다.

신체적 특성도 중요하다. 변별력이 그리 크지 않은 여자 대회에서는 체격과 힘의 차이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코스가 어려운 남자 대회에서는 그 차이가 커진다. 점점 장타가 중요해지고 손목 힘이 필요한 러프에서 공을 칠 때는 아무래도 동양인이 불리하다. 최경주(나이키골프)는 역도 선수 출신이다.

군대의 영향도 크다. 군 복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해병대에 다녀온 뒤 정신력이 더 강해졌다"는 홍순상 같은 경우도 있지만 2년여의 공백은 무시할 수 없다. "골프는 감각이 중요하기 때문에 3년 정도 대회에 나가지 않으면 새로 골프를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한다. 게다가 한국의 남자 골퍼들은 여자들에 비해 여유가 없다. 1998년 박세리의 US오픈 우승이 아주 강렬한 인상을 미쳤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여자 골프가 남자 골프보다 더 인기다. 그래서 여자 선수들이 기업으로부터 더 많은 후원을 받는다. 박세리는 연간 30억원 정도의 후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 박세리보다 더 유명한 최경주는 최근까지 박세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를 받았다. 경제력이 있는 집에서 딸에게는 골프를 시켜도 아들에게는 골프를 잘 안 시킨다. 그래서 여자 선수들 중에는 여유 있게 골프를 배운 선수가 많지만 남자 골퍼들은 연습장에서 공을 주우며 골프를 배운 '잡초형'이 많다.

그러나 최근 대회가 많아지면서 한국 남자 골퍼들의 수준도 서서히 올라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대회에서 초청 외국 선수가 대부분 우승을 차지했지만 요즘은 어림도 없다.

[karis@joongang.co.kr] 2006.10.05 01:34 입력 / 2006.10.05 06: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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