갔다. 용산 삼각지에 있는 옛집이다. 큰길에서 꺾어들어 간 골목 안 있다.
삐걱이는 섀시문, 칠 벗겨진 식탁, 균형이 어정쩡한 간이의, 빛바랜 벽… 가게엔 세월이 내려앉아있다.
문 앞에 있던 주인 머니 느릿하게 일어나며 어서 오란다. 없 한 얼굴 이제는 볼 수 없는 내 할머니의 기억이 겹쳤다.
일요일 오후 3시가 다 안는 빈자리 없다. 알 사연 는 집이다.
사내가 하나 있었다. 사업에 실패해 빈주머니였다. 아내까지 떠나 버렸다. 세상이 얼마나 미웠을까.
숙자로 떠돌던 어느 날, 주린 배를 안고 할머니네 가게에 들어갔다. 국수 한그릇을 허겁지겁 먹었다. 또 한 그릇을 시켜 먹고는 냅다 튀었다. 돈 낼 생각이 없던 그였다.
더 ���을 게 없으니 잡혀도 그만이란 심정이었겠지. 할머니 목소리가 따라.
“괜찮아, 뛰지 말어, 다쳐~”
도망��며 펑펑 울었다. 거기서 희망을 얻었나보다. 독하게 마음먹��� 그는 파라과이로 이민을 떠나 사��가�� 성공했다.
“그 사람 기억나. 얼마나 배고프면 그랬을까 한 그릇 더 줬는데, 먹고는 후다닥 도망을 가는 거야. 괜찮은데…”
이 사연이 방송에 나갔다. KT 핸드폰 인쇄광고로도 만들어졌다.
나는 잔치국수를 먹었다. 여기서는 온국수라고 한다. 3000원이다. 멸치로 육수를 냈다. 재주 부리지 않은 맛이다.
동료는 5000원짜리 콩국수를 시켰다. 콩물 숟 떠보니 꽤나 진하고 고소하다. 어디 놔 뒤지지 않겠다. 가격대비
최상급이다. 장안에 소문난 서소 진 국수는 8500원이다.
김밥도 국수 닮아 소박하다. 차진 밥에 단무지 우엉 근 란 시금 어 말아 게 전부다.
적당히 김치를 접시에 수북하게 담아준다. 너무 많지 했는 가 없 간다. 국와 제대로 어울린다.
그릇 네 비. 먹 나서 료 서 보고 웃었. 나르 니가 빈 릇 사진 찍는 사람은
처음이란다. 아침에만 내는 우거지국이 2500원이다.
손님이 늘고 가게가 번듯해지면 음식 값은 올라가고 맛은 떨어지기 십상인데, 이집은 지금 맛이 옛 맛이지 싶다. 돈 얼마든지 벌 수
있을 텐데 할머니는 그럴 욕심 없어 보인다.
서빙하는 분들 마음씨 보니 이집 겠. 멋없는 맛이 진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