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 정월 말에는 30~40대의 청‧장년들이 사회봉사를 위한 인생관을 토론 정립해 보는 포럼에서 강연 청탁을 받았다. ‘참다운 행복과 성공이란 어떤 것인가’ 함이 주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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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안병욱 교수를 포함한 셋이서 스위스 알프스의 융프라우 정상에 올라갔을 때가 생각났다. 산 밑은 여름이었는데 등산 열차를 타고 한참 올라갔더니 가을이 되고, 더 올라가면 봄이 된다. 그다음은 설경으로 바뀌면서 겨울이다.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정상까지 올랐다. 표고 4166미터, 알프스의 고봉이다. 그 장엄하고 신비로운 빙하와 백설의 경치는 우리를 별천지로 옮겨 놓은 듯싶었다. 등산을 계획할 때는 올라가 보아야 별것 아닐 것이라고 반대하던 안 교수가 ‘속된 세상으로 내려가지 말고 여기서 살다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감탄에 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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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행복과 성공도 그런 인생의 경지에 도달했을 때 깨닫게 되는 것일지 모른다. 그때까지는 행복과 불행이 교차되며 성공과 실패가 공존하는 과도기를 보내는 것이 인생이다. 작은 행복이 끝나면 큰 고통이 찾아들기도 하고, 성공했다고 기뻐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또 다른 시련이 찾아든다. 인간의 일생을 100리 길이라고 한다면 99까지는 행복과 고통, 실패와 성공을 함께 치러야 한다. 작은 불행을 겪으면 좀 더 큰 행복을 기대하게 되며, 실패가 전화위복이 되는 경험은 누구나 체험하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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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참행복은 어떤 것인가. 천주교의 한 교황이 ‘나는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십시오’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전해 들었다. 그는 인생의 정점인 죽음을 앞두고, ‘나는 여러분의 행복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행복했습니다’라는 고백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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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도 그렇다. 나에게 주어진 인생의 100리 길을 다 달려간 사람이 성공한 것이다. 게으른 사람은 성공이 무엇인지 모른다. 마라톤 경기를 시작했으면 목적했던 골인선까지 도달해야 성공이 주어진다. 50리나 60리까지 달려간 사람은 참성공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 대신 최선을 다해 달려간 사람은 실패도 성공으로 바꿀 수 있다. 50의 가능성을 안고 태어난 사람이 70에 도달했다면 크게 성공한 사람이다. 주어진 90의 여건을 갖고 출발한 사람이 70선까지 갔다면 실패한 인생을 산 결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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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누가 참성공 한 사람인가. 인생 전체를 최선을 다해 노력한 사람이다. 자신을 위해 산 사람은 30의 성공을 차지할지 모른다. 그러나 함께 최선을 다해 공동체의 기쁨을 나눈 사람은 60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에게 행복과 성공을 베푼 사람은 90 이상의 성공을 찾아 누린다. 그런 사람에게 “당신은 성공했습니까?”라고 물으면 미소를 지으면서 “예, 나는 주어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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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정점에서 본다면 성공한 사람에게는 행복이 주어지고 행복한 인생에는 그에 해당하는 보람이 있다. 그래서 행복과 성공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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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2021.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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