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예산안 날치기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주도하는 한식 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뉴욕 한식당’ 설립 예산 50억원이 통과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예산은 국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과 일부 한나라당 의원의 반대로 사실상 백지화됐던 것이어서, 여권이 날치기 와중에 ‘영부인
예산’을 챙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나라당은 지난 8일 내년도 예산안을 강행처리하면서 ‘한식
세계화 예산’
242억5000만원을 처리했다. 여기에는 ‘한식재단’이 추진 중인 미국 뉴욕의
한식당 설립 예산 50억원이 포함됐다.
한식재단은 김 여사가 명예회장으로 있는 한식세계화추진단이 하던 사업을 그대로
이어받은 조직으로, ‘광우병 사태’로 물러난 정운천 전 농림부 장관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뉴욕 한식당 예산은 앞서 국회 예결특위 심의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많아 보류된 바 있다. 지난 6일 열린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가 식당을 운영하겠다는 것은 관료적인 발상을 넘어 사회주의적인
발상” (전병헌 의원)이라고 반대했다.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마저 “고급 식당까지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할 정도였다. 당시 여야 합의로 보류시켰던 예산은 여당이 단독으로 예산안을 조정한 예결특위에서 슬그머니 부활한
셈이다.
민주당은 이 예산을 ‘형님 예산’ ‘실세 예산’과 함께 민생·복지를 외면한 대표적인 사례로 규정하고 비판을
쏟아냈다.
조배숙 최고위원은 13일 최고 위원회의에서 “결식아동 방학급식비,
영·유아 예방접종 등은 전액 삭감해 나몰라라 하고는 형님 과메기 예산과
함께 마누라 예산까지 챙긴 것”이라며 “날치기로 통과됐으니 식당
간판도 ‘날치기 식당’으로 하는 게 어떠냐”라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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