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 교향곡 제9 "그레이트" 감상평

1악장 | 2악장 | 3악장 | 4악장
1악장 Andante - Allegro ma non troppo
먼저 첫머리에 호른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뒤이어 현악기들이 등장합니다. 무언가 큰 반전을 예고하는 듯이.. 이러한 예고에 부응하듯이, 모든 관현악기들이 총동원됩니다.
1악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당당함입니다. 그만큼 웅장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격전지를 향해 달려가는 병사들의 모습을 그리는 것 같습니다. 혹은 중대한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의 결말을 보기 위해 모든 것을 불태우는 인생역전 영화의 남자 주인공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다른 교향곡들과는 다르게, 〈그레이트〉는 초반 1악장 호른이 곡을 이끌고 곡을 마무리합니다.
〈그레이트〉의 첫악장은 호른이 전체적인 주제를 이루고, 분위기를 이끌지만, 현악기들의 아름다운 선율과 관악기들의 중후함과 웅장함이 가미되어, 마치 서스펙트 블록버스터 영화 한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는 1악장의 초반부터 끝까지 관현악의 조율 속에서 자유롭게 이어지다가 장대한 막을 내립니다.
2악장 Andante con moto
2악장은 악장의 제목 그대로 '움직임을 가지고 (con moto)'로 특징지워집니다. 〈겨울 여행〉의 첫곡에서처럼 어딘가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꾸준히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 슈베르트 특유의 "방랑자" 리듬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리듬에 맞춰 오보에 선율이 작게, 그리고 더 작은 소리로 연주됩니다. 마치 종종걸음으로 누군가 뒤따라오는 것같은 느낌을 주면서 말이죠. (그렇다고 쫓고 쫓기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2악장은 〈그레이트〉의 전체적인 웅장함과 밝은 분위기와는 다른 조금은 우수에 차있는 멜로디이지만 악장의 전체적으로는 〈그레이트〉의 기본 토대인 웅장함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수에 찬 방랑자의 표정, 모습, 행동이 보인다 할지라도 역시 무언가 중대한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말고 전진해야 한다고 조언과 격려를 하는 것처럼 어두운 분위기를 끝내 밝은 분위기로 전환시키고 끝을 맺습니다.
3악장 Scherzo. Allegro vivace
첼로의 통통 튀는 멜로디를 기본으로 현에 의한 활발한 스케르초 악장이 나타납니다. 조금은 산뜻하고, 밝고, 유머러스 분위기죠. 그러면서도 웅장함과 화려함을 잃지 않습니다.
이 주제는 3악장 내내 반복이 됩니다. 그러면서도 그 주제를 토대로 각종 다양한 모습들이 보여집니다. 슈베르트만의 모습이 느껴지는 순간라고 할 수 있을까요...
스케르초의 주제는 팀파니가 들어 지면서 더욱 웅장해집니다. 관과 현 그리고 팀파니가 음의 연주를 거의 주도합니다. 이 스케르 은 약 14분라는 긴 시간동 연됩니다.
브루크너의 교향곡에서 볼수 있듯이 〈그레이트〉의 케르초도 계속 반복하고 변화합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산뜻하면서도 밝고 즐겁고 평화스럽습니다. 그러면서도 이트〉의 전체적인 분위기인 상징적이고 위대한 느낌을 잃지 않습니다.
3악장을 듣다 보면 너무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에 도취한 나머지 약간은 눈물을 짓게 되기도 합니다. 사람이 너무 행복하면 우는 것처럼 말이죠. (그만큼 아름다운 악장입니다.)
3악장은 악장 초반의 스케르초를 연주하면서 '아직은 끝난 게 아니다. 뒤에는 더욱 거대한 후속편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처럼 다소 조용히 끝을 맺습니다.
4악장 Allegro vivace 론도형식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 것처럼 금관의 신호음과 현악의 호응으로 4악장을 막을 올립니다. 기병대의 빠른 전진 뒤에 보병들의 힘찬 행진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빠르고, 움직임이 힘이 넘칩니다.
그러다가 바로 분위기가 전환됩니다. 목관의 분산화음으로 시작된 다소 춤곡같은 분위기가 연출되는데, 승리를 쟁취하고, 축제를 벌인 것 같습니다. 관현악의 모든 악기들도 따라서 축제를 벌이는 것 같습니다.
이제 모든 전쟁은 끝이 났다는 것처럼, 평화가 계속될 것이라는 것처럼 〈그레이트〉의 4악장이 계속되면 될수 빠르고 힘이 넘치는 행진의 분위기와 즐거운 축제의 분위기가 반복이 되며 더욱 커집니다. 그리고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죠.
자신의 죽음이 코앞에 이르렀다는 것을 예견하고 있었던 슈베르트는 이 4악장을 통해서, 자신은 비록 이 짧은 생을 마감하지만 슈베르트 그 자신은 진정 위대하고, 영원히 패배할 일 없는 절대 승리를 쟁취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