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밥상에 빠질 수 없는 대표 음식 ‘김치’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한민족의 찬란한 문화유산
대한민국의 ‘3대 오지’라고 불리는 경상북도 봉화군, 영양군, 청송군을 흔히 ‘BYC’라고 부르는데, 이 3대 오지 중 아직도 고속도로나 철도가 연결이 안 된 영양군 청기면 무진리(맹촌)의 이동영 할머니 집에서는 매년 늦가을 연중행사로 온 가족과 친척, 친구들까지 함께 모여 김장김치를 담근다. 모두가 초대형 용기 앞에 둘러 앉아 절인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며 함께 김장을 하고 있다.
김장의 출발은 김장김치용 배추의 수확에서부터 시작된다. 전라북도 임실군 삼계면 두월리에서 김민성씨가 탐스러운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전라북도 임실군 삼계면 두월리에서 김장김치용 배추를 수확한 태기진씨가 트럭 위 김민성씨에게 배추 포기를 던져주고 있다.
가을걷이가 끝나면 첫서리가 내리기 전에 배추와 무를 수확해서 김장을 담근다. 이동영 할머니댁에서는 올해 김장을 위해 500포기의 배추를 준비했다. 전날 절인 김장용 배추를 3번 헹궈서 물을 빼고 있다.
김치의 기본 재료는 물론 고추다. 전라북도 임실군 장날에 나온 마른 고추.
김장을 위해 양념이 숙성되게 미리 버무려 놓은 김치속.
이동영 할머니가 직접 재배한 밭마늘(논마늘에 비해 알이 작고, 더욱 단단하고, 알싸한 맛이 강한 마늘)을 20접(한접이 100톨)이나 준비해 배추 500포기 김장에 넣었다.
대한민국 3대 오지 중 하나인 경상북도 영양군 청기면 무진리(맹촌)의 이동영 할머니 집에서는 매년 늦가을 연중행사로 온 가족과 친구들까지 모여 김장김치를 담근다. 재빠른 손놀림으로 김장김치 양념을 버무리는 모습.
이동영 할머니의 막내 외손녀 권나하(초등학교 1학년) 양도 올해는 외할머니 집에서 김장을 하는 연중행사에 참여해 김치를 담그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보기에 먹음직스럽게 김치속 양념이 버무려진 김장김치가 용기에 담겼다.
김장김치통 밑에는 깍두기보다 크게 잘라서 김장김치와 같이 먹는 ‘무 석박지’가 담긴다.
경상북도 영양군 청기면 무진리(맹촌)에서 김장김치를 담그는 날에는 전통적으로 돼지고기(수육)을 가마솥에 삶아서 김장김치와 곁들여 먹는다. 이동영 할머니의 둘째사위 장주혁씨가 가마솥 불을 지피는 것을 큰딸 남태희씨가 지켜보고 있다.
경상북도 영양군 청기면 무진리(맹촌)에서 김장하는 날에 이동영 할머니 넷째 사위 권오익씨가 김장 양념을 섞고 있는 동안 이동영 할머니가 커다란 통을 옮기며 분주하게 주변 정리를 하고 있다.
우리 민족의 영토, 역사, 언어, 그리고 문화 중에 절대 빼앗길 수도, 잃어버릴 수도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우리의 대표 음식인 김치다. 대한민국에서 대통령 미국 순방 때 15시간 전에 출발해서 워싱턴에 도착한후, 신문기자들이 찾는 첫 음식에 김치가 빠지지 않는 것을 많이 보았다.
미국에서 자란 필자는 김치를 자주 접할 수는 없지만 기회가 있으면 즐기는 편인데, 1998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르윈스키 성 스캔들 청문회와 탄핵 취재를 지휘할 당시 백악관 기자실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그야말로 끝없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취재 중 저녁식사를 특별식으로 평소 워싱턴 DC에서 언론사 친구들을 자주 데리고 가던 한식당에서 한식 투고 주문을 자주 했었다.
9.11 테러 이전인 1998년 만 해도 영세한 한인 식당에서는 배달 서비스가 없었고 특히 백악관 경내로는 어떠한 음식이나 물건도 외부인이 가지고 들어오지 못했다. 하지만 기자증 소지자들은 김치를 포함해서 거의 무엇이든 반입할 수 있었다.한국TV EVENT
한식 저녁식사를 주문할 때는 타 언론사 기자들도 평소 메뉴를 몰라서 못 먹던 한국 음식을 먹기 위해 필자를 통해서 너도나도 주문을 부탁했었는데, 내가 생각해도 미안할 정도로 김치냄새가 백악관 웨스트윙의 기자실에 가득 차곤 했었다.
타민족들도 한번 맛이 들리면 자주 찾을 수밖에 없는 우리 음식 중의 대표인 김치가 미주 한인 인구가 늘고 유능한 사업가들이 많아지면서 요즘에는 회원제 대형매장인 코스코에서도 맛있는 김치가 팔릴 정도로 확산됐다.
미국 가정에는 냉장고와 냉동고가 있어 고기 등 냉동 음식을 많이 보관한다면, 많은 한국 가정에서는 차는 없어도 김치냉장고가 있는 집이 많다. 김치냉장고가 2대씩 있는 집도 있다.
대한민국의 ‘3대 오지’라고 불리는 경상북도 봉화군, 영양군, 청송군을 흔히 ‘BYC’라고 부르는데, 이 3대 오지 중 아직도 고속도로나 철도가 연결이 안 된 곳이 영양군 청기면 무진리 (맹촌)다. 이곳에서 매년 다섯 딸, 아들, 친정동생, 혼자 사는 딸 친구 등 주변 친척들 집에 겨울 김장김치를 택배로 주기적으로 보내주는 이동영(74) 할머니의 집에서는 매년 늦가을에 가까운 친척, 아들딸 식구 등 3대가 모여서 김치를 담그는 풍습이 있다.
이동영 할머니는 1964년 3월, 18세 나이에 김치 담그는 것은 물론, 아궁이에 불 때서 밥을 할 줄도 모를 때 시부모들이 안 계셔서 “시집살이 걱정 없다”는 중요한 이유를 내세운 친정 고모의 중매로 6살 연상 총각에게 시집을 왔다고 한다. 그후 지난 56년 동안 이동영 할머니는 한 해도 쉬지 않고 해마다 김장을 해왔는데, 올해도 배추 500포기 김장을 담갔다. 김장을 많이 하는 해에는 1,000포기를 담근 적도 있다고 한다.
배추, 고추, 무, 갓, 마늘, 쪽파, 찹쌀, 양파, 매실청 등 거의 모든 김장 재료를 손수 재배하는 이동영 할머니 집에서는 김장김치를 김치냉장고와 서늘한 김치창고에 있는 항아리에 넣어서 1년 내내 두고 먹는다. 이동영 할머니 김치창고에는 2년 묵은 김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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