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2.0, 블로그, 오픈
소스(Open Source), 롱 테일(Long Tail)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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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진화론/우메다 모치오
지음이우광 옮김/232쪽1만2000원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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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곧잘 이용한다면
한번쯤 들어봤을 용어다.
그러나 이들 개념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더 나아가 그게 당신과 무슨 상관인지를 묻는다면 머뭇거릴 사람이 많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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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일상을 떼어낼 수
없는 지경이 됐지만 인터넷이 일반에 보급된 건 불과 10년 전의 일이다. 앞으로 10년 동안엔 어떤
일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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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와 일본을
오가는 저자는 이 책에서 인터넷의 최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얼마나 근본적으로
바꿔 놓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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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적 변화들 사이의
연관성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를 알기 쉽게
보여주므로 정보기술(IT)에 문외한이더라도 주눅들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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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핵심 키워드를
뽑는다면 불특정 다수 무한대의 힘쯤 될 것이다. 대중은 어리석은가, 아니면 지혜로운가. 저자는 후자의
입장에 서서 불특정 다수 무한대의 사람들을 연결하는 데 드는 비용이 거의 제로(0)에 가까운 인터넷의
위대한 가능성을 찬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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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같은 가능성이 현실화된
것이 오픈 소스의 흐름이다. 인터넷에 개발 과정을 공짜로 공개해 대성공을 거둔 소프트웨어 리눅스처럼 지적
자산의 씨앗이 인터넷에 무상으로 뿌려지면 세계의 지적 자원들이 그 씨앗 주변에 자발적으로 연결돼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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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은 이처럼 불특정
다수를 수동적 서비스 이용자가 아닌 능동적 표현자로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게 하는 기술과 서비스 개발
자세를 일컫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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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애드센스는 웹
2.0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애드센스는 무수히 많은 웹사이트의 내용을 자동 식별해 각각의 내용에
맞는 광고를 자동 게재해 주는 등록제 무료 서비스다. 공룡의 머리 대신 사소한 다수가 모여 있는 긴
꼬리에서 수입의 대부분을 얻는 애드센스의 롱 테일 현상은 완전히 새로운 부의 분배 메커니즘을 보여
준다. 위에서 아래로 돈을 흘려보내 말단을 윤택하게 하는 대신 말단 한 사람 한 사람의 공헌을 정확하게
계산해 거기에 걸맞은 돈을 내려 보내는 구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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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처럼 인터넷과 오픈
소스, 비용이 제로에 가까워진 치프(Cheap) 혁명이 미래를 바꿔 놓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저자 자신도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45세에 안정된 주류의 기득권을 버리고 작은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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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세상을 보여 주는
저자의 어조는 열정적이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오픈 소스는 헐값의 재택근무 노동자를 양산할 수 있다.
콘텐츠 생산자의 저작권은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대답까지 이 책에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저자는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지나칠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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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장기의 명인 하부
요시하루(羽生善治)는 저자에게 인터넷 발달로 장기의 세계에 고속도로가 개설됐지만 종점 부근에는 엄청난
정체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인터넷으로 장기의 고수(高手)들이 대량생산됐지만 그 이상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는 데는 한계가 노정됐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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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덕택에 분야마다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필요한 정보를 누구나 쉽게 얻고 고속도로 종점까지 단번에
달려갈 수 있다. 하지만 종점 부근엔 정체가 심하며 톨게이트를 빠져나가려면 전혀 다른 요소가 필요하다.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무엇, 당신은 그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이 책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원제 ウェブ 進化論(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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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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