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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시장에서 아버지와 함께 수산물상회를 운영하는 이기성(32) 씨는 지난해 4월 한 인터넷
노하우 매매 사이트에 신선한 해산물 고르는 방법을 알려 준다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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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대부터 35년 동안
해산물을 다루며 얻은 노하우를 그냥 썩히기 아까워서요. 노하우를 사겠다는 사람이 가게에 오면 직접 해산물을 보면서
물 좋은 것을 고르는 법을 알려 주고 1만∼2만 원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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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 씨의 노하우를 사
간 사람은 20여 명. 해산물 고르는 방법을 배운 이들이 단골이 되는 것은 부가적인 소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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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시에 사는 정재영(28)
씨는 지난해 말 5년 동안 모은 돈으로 식당을 냈다. 개업 후 7개월 동안 하루 평균 매출은 고작 25만 원.
점심메뉴가 없는 것이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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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문을 닫아야 하나 전전긍긍하던
정 씨는 7월 초 노하우 거래 사이트에서 칼국수 만드는 비법을 가르쳐 준다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했다. 300만
원을 내고 일주일 동안 칼국수, 김치, 밑반찬 만드는 방법을 배운 정 씨는 이후 메뉴에 칼국수를 추가했고 지금은
이전의 두 배 매출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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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터득한 틈새비법=이
씨와 정 씨가 노하우를 팔고 산 사이트에는 4000여 개의 노하우가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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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운영 노하우처럼 창업 등과
관련해 가격이 1000만 원을 훌쩍 넘는 것도 있지만 생활 속에서 터득한 1만∼2만 원짜리 나만의 비법이 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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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맞는 와인을 고르는 법부터
콩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콩 먹이는 법, 지하철을 이용해 목적지에 빨리 가는 방법, 영화관에서 티켓을 빨리
사는 법 등은 전문서적 등에서는 찾을 수 없는 틈새 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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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콩을 먹이는 법을
올린 주부 권인숙(38) 씨는 11년 동안 딸 셋을 키우면서 터득한 콩 먹이기 노하우가 아까워 팔기로 했다며
콩 먹는 개수를 한 개씩 늘려 가는 방법을 전화로 상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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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외모로 200여 명의 여성과
교제한 이력을 내세워 연애 노하우를 전수하겠다는 남성도 있고 영화관에서 반년간 아르바이트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다리지
않고 영화 표 사는 법을 전수해 주겠다는 여대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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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당첨 비법 등 허황된
노하우도 많아=그러나 인터넷 노하우 중에는 웃고 넘길 수 없는 허황되거나 불건전한 정보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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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당첨 비법(5회 5000원),
바다이야기 등 성인오락게임에서 돈을 따는 필승공략법(6개월 2만9000원), 카지노에서 돈 따는 법 온라인
강의(10일 150만 원), 희망 성별을 임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택임신 서비스(12개월 1회 5만 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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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임신 서비스에 가입했던
문모(29여) 씨는 선택임신은 둘째고 유료 정보도 짜깁기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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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인터넷
정보이용 서비스 관련 피해구제신청은 올해 들어 9월 15일까지 31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2건)에 비해 6배
이상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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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보호원 분쟁조정국의 최은실
팀장은 로또 당첨 비법처럼 소비자가 사행심을 갖고 있었거나 성인 정보처럼 불건전한 정보일 경우에는 소비자가
피해구제를 받기 힘들다며 이용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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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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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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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a.com/fbin/outp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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