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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하는 마음 사표 썼지만 제출은 23%뿐

최근 중견기업에 다니다 대기업으로 옮기기로 결정한 배모(33)씨는 사표를 썼습니다. 그러나 막상 사표를 내밀자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찢었다가 다시 썼다가, 서랍에 넣었다가.

몇 번을 망설이다 상사의 책상 위에 사표를 올려놓았습니다. 상사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젊었을 때 많은 경험을 쌓는 것도 좋지. 고생 많았어. 배씨는 사표를 안 받아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선뜻 받아주니 기쁘기보다 오히려 서운했다고 말했습니다.

회사원 치고 사표 안 써본 사람 어디 있나라는 말도 있습求摸? 고착화된 취업난과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다니면 도둑이란 뜻) 현상이 심해지면서 욱 하는 마음에 사표를 던지는 직장인은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채용 포털 사람인이 27일 직장인 1732명에게 사표에 관한 설문 조사를 했습니다. 사직서를 냈을 때 예상되는 회사의 반응에 대해 묻자 기다렸다는 듯 수리할 것(12.8%)이라는 응답보다 사직서 철회를 강력하게 설득할 것(27.5%)이라는 반응이 훨씬 많은 것을 보면 사표를 둘러싼 회사원의 마음에는 이중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68%가 사표를 써본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사표를 쓴 이유로는 상사와의 업무상 마찰 때문이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연봉처우가 불만족스러워서, 회사의 불합리한 행정 때문, 직장내 구성원과 문제가 생겨서 등이 꼽혔습니다.

하지만 사표를 썼다는 응답자 중 실제로 제출한 경우는 22.9%에 그쳤습니다. 나머지는 대부분 찢어버렸거나 서랍에 넣어두었다고 하네요.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이유로는 생계 때문이란 대답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월급쟁이 생활의 단면을 보여주는 설문조사였습니다.

김승범기자 sbkim@chosun.com
입력 : 2006.11.27 22:26 40'
http://www.chosun.com/economy/news/200611/2006112704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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