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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50대] <1> 불안과 희망, 기로에 선 그
‘한국의 50대는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리고 있을까.’
본보 특별취재팀은 여론조사 기관 엠브레인과 공동으로 ‘한국의 50대 정체성’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6∼23일 전국 50대 862명(남성 474명, 여성 388명)에게 14개 문항을 주고 인터넷으로 실했. 조사 문항에는 신이 평가하는 가정 및 직장에서의 위치, 시대적 위상, 노후 준비, 삶에 영향을 미친 역사적 사건, 문화 소비 등의 항목 포함됐다. 설문 결과는 신뢰구간 95%에 표편차 ±3.3%였다. 설문 결과를 주요 대학병원의 정신과 전문의, 사회학자, 심리자 등 18명에게 분석하게 과 한국의 50대 △퇴출 불안 에 일중자 △부양지도 못하 식게 퍼주는 마막 바보’ 세대 △뽕’이 놀이의 류 문화 소외세대 등의 키워드로 압축됐다. 시형 자연의학연구원장(전 강북삼병장)은 “현재의 50대는 신세대의 시작이며 구세대의 끝에 있는 정쩡한 YO(Young-Old)세대”라며 “이들이 오늘날 한국의 밑바탕을 만들었지만 고생한 만큼 존경받지도 못하고 되레 자기 세대가 부정되는 시대 살고 있다” 적했다. ○ 50대는 직장 년기 동차부품회사 전무인 조모(53) 씨는 직장생활 27년째다. 특별한 걱정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요즘 부쩍 가슴 답답하고 입맛이 없다. 새벽에 에 도 많. 다 회사 임원인 친구에게서 “그 현상을 ‘직장 년기’라고 하는데 도 2, 3년 전 겪었다. 우리 다 하는 것”이라는 말을 었지만 별 이 되지 았다. 고려대 정신의학 이민수 교수 “50대라는 체가 살아 인 돌아 정신적으로 소외감, 허을 많이 우울증도 가 연령대지만 지금의 50대는 유난히 직장의 외에 허약하다” 말다. 금의 50대는 ‘가족보다 일을 최선’으 하며 살았고 직장을 떠난 뒤의 에 도 심, 경제적로 준비를 해 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조에서 떨어져 에 대한 불안 유난히 강하다는 것. 설문조사에서도 50대는 여전히 직장에서 기를 거부하는 일벌레였다. ‘50대가 은퇴하기에 적당한 나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절대 다수인 90.6%가 여전히 ‘아니다’고 대답했다. ‘왜 아냐’는 질문에는 70.2%가 ‘일에서 나 자신의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일중독자들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 업화 열매 많 편이 문제 ‘일벌레’ 50대에게 그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영태(인구학) 교수는 “현 50대는 산업화의 열매를 가장 많이 가진 세대”라며 “이익집단으로서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첫 고령층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산업화 과정에서 축적한 자산과 사회적 위치를 바탕으로 건강하고 활동적인 고령을 보낼 수 있다 얘기다. 실제 50대는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직은 사회를 이끄는 위치에 있다. 행정자치부의 세대별 토지보유 현황에 따르면 50대는 면적 기준으로 전국 토지(주택 포함)의 26.5%를 갖고 있다. 60대는 25.3%, 40대는 19.5%에 그친다. 보유 토지를 가격 기준으로 계산하면 1위인 50대(28.1%, 3544480억 원)와 2위인 40대(24.5%, 309조7630억 원)의 차이는 더 벌어진다. 50대의 자산이 가장 많은 것은 산업화 과정에서 집값 상승의 혜택이 이들에게 집중됐다는 얘기다. 그나 최근 집값 폭등은 50대 내에서 유 자산의 양극화를 불러오고 있다. 부동산업체인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집값 폭등 탓에 3, 4년 전부터 인기지역 중대형 평형을 가진 사과 그렇지 않은 사 은 수억 원에서 수십 억 원의 차이가 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건강에 대한 염려와 준비 정도도 나쁘지 않다. 본보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올해 초 연령별 건강관리 정도를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50대가 83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다. 강 가 많이 쓰는 세대라는 얘기다. “노후 준비, 사고의 전 필요” 하다가 정년퇴임한 이모(59·대구 달서구) 씨 올해 초 사업을 시작한 아들에게서 자금 지원을 부탁받았다. 이 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달라는 것. 그는 고민 끝에 아들의 요청을 거절했다. 이 씨는 유일한 밑천이 집 한 채인데 이걸 담보 잡힐 수는 없었다”며 “자식도 나중에는 이해��는 눈치”라 말다. 그러나 이 씨와 같은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50대의 다수는 아직도 자신의 노후 준비보다 자녀 뒷바라지에 얽매여 있다. 본보의 설문조사에서 ‘앞으로 돈을 가장 많이 쓸 곳’에 대해 ‘자녀 결혼과 교육’(40.4%) 이란 응답이 ‘자신의 노후준비’(31.5%)보다 많았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50대는 스스로 지향�������������는 가치를 기�����으로 행동하지 않고 선배에게 물려받은 막연한 사회적 통념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들 기로마다 기존 사고������������������������식에서 얼마나 �����리 ���어나서 선택����� 하느냐에 따����� 노후의 삶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황 교수는 지적했다. ■‘새��운 노후모델’ 그들 손에 가교(架橋), 와인, 관성(慣性), YO, 빈 둥지 증후군, 신(新)고령, 국내용 아날로그(domestic analog)…. 사회학자와 심리학���, �������신과의사 ��� ��문가들이 50대를 규정짓���� 새로운 용어들을 쏟아���고 있다. 이런 용어들의 공통���은 ‘어정쩡함’이다. ���������노령’��� ������ 의식과 ����이 ����� 통����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는 50대에게 어정쩡함은 숙명과 같다. 어정쩡함에는 빛과 그림자가 함께 있다. 전문가들은 ��불안�� 상실감 한편에 여전히 기회가 남아 있고 ��숙한 아름다움도 갖춘 �������� 50대”라고 말한다. 50���의 그림자가 강조된 용어는 관성의 세대, 빈 둥지 증후군 세대, 국내용 아날로그 세대다. 강북삼성병원 정��과 임세원 교���는 관��의 세대에 주목했���. 시대의 변화를 알지만 물려받은 가치관의 관성이 더 강하게 작용하�� 세대라는 ���석이다. 이런 세대는 기존 사고와 감정의 틀에 머문 채 바뀐 세상에 자신을 맞추지 못한다. 빈 둥지 증후군 세대라는 용어는 더 우울하다. 자녀들에게 헌신했던 만큼 그들이 떠난 빈 둥지를 견뎌야 하는 아픔도 크다. 성균관대 서용원(심리학) 교수의 진단처럼 글로벌 혁명과 디지털 혁명에 밀려나 국내에서밖에 ‘쓰일 데가 없는’ 아날로그 세대라는 얘기도 듣는다. 그러나 50대에게 기회와 가능성은 있다. YO(젊은 고령)세대, 뉴 실버(새 고령) 세대가 그 가능성을 보여 준다. 과거의 고령층이 아프고, 가난하고, 즐길 시도조차 못한 세대라면, 상대적으로 오늘의 50대는 건강하고 웬만큼 경제적 여유도 있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을 찾으려는 세대라는 것이다. 서울시립대 이윤석(도시사회학) 교수가 “새로운 출발점에 선 50대는 한국사회에 ‘고령층’과 관련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오늘의 50대가 기로에 서 있다고 말한다. YO와 뉴 실버로 50대 이후의 삶을 탄력적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 관성과 빈 둥지 증후군, 국내용 아날로그라는 규정에 머물며 의기소침할 것인가. 선택은 50대 자신에게 달렸다. <특별취재팀> ▽사회부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교육생활부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문화부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611160057&top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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