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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 술집` 없애고 `단골 의사` 만들자

[이제는 건강설계 시대] 45~48세 기나긴 노년 `삶의 질` 결정된다
당뇨고혈압 등 종합적인 진료 가능
건강 나이 측정해 생활 습관도 바꿔야

 

40대 중반은 20년 가까운 사회생활을 했으므로 가정과 일터에서 안정을 찾을 나이다. 하지만 신체적으로는 갱년기가 찾아오고 은퇴 이후 노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이 시기에 건강을 어떻게 챙기느냐에 따라 노년의 삶의 질이 결정된다.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건강이 '아주 좋다' 또는 '좋다'고 여기는 40대는 절반(47.3%)도 되지 않는다. 마지막 청춘인 40대 중반, 은퇴와 갱년기를 극복하는 건강설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

◆건강 나이를 측정하자=40대 중반 이후에는 사람들의 건강 수준이 제각각이다. 이미 고혈압이나 당뇨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젊은 사람 못지않은 체력과 건강을 유지하는 사람도 있다. 이 시기의 건강 관리는 노후를 어떻게 건강하게 보내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전문가들은 우선 건강 나이를 계산해 볼 것을 권한다. 자신의 건강 상태에 따라 여명(餘命)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측정해 보는 것이다. 자신의 생활 습관을 되돌아보고 나쁜 습관을 수정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서다.

예컨대 고지혈증이나 고혈압이 수명을 줄이는 원인이라면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흡연자라면 금연을 하고 당이 많이 든 음식의 섭취도 줄여야 한다. 과음도 삼가해야 한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건강 나이를 계산하는 서적이나 여명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www.nhic.or.kr)에 들어가면 건강 위험평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단골 의사를 만들자=건강 문제를 수시로 상의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의사가 있으면 건강 수명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선진국에서 주치의 제도가 활성화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국내엔 이 제도가 없지만 비슷한 개념의 단골 의사를 가까이 둘 수 있다.

단골 의사가 있으면 우선 병을 키우지 않는다. 상담을 통해 조기 진단을 받도록 권유받기 때문이다. 큰 병에 걸렸을 때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도 줄어든다. 가족력.생활습관 등 개인의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있어 효과적인 치료도 받을 수 있다.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 함께 올 수 있는 질병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포괄적 진료'도 가능하다. 이 경우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단골 의사를 정할 때는 신뢰성.의사 소통.접근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의사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고, 아무 때나 부담 없이 전화할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하다. 접근성은 집에서 가까운 동네 병원, 소문난 명의보다 본인과 가족의 병력.생활습관 등을 잘 아는 의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여성은 여자 의사, 남성은 남자 의사를 정하는 것도 좋다. 진료과는 내과.가정의학과.산부인과(여성) 등이 무난하다. 심장병.당뇨병 등 특정 질환이 있는 사람은 해당 분야 전문의를 단골 의사로 삼아보자.

◆폐경.갱년기를 준비하자=갱년기는 노화의 한 과정이다. 피해 갈 묘책이 없다는 뜻이다. 여성은 만 47세를 전후해 갱년기가 급격하게 찾아온다. 남성은 이 시기부터 서서히 갱년기 증상이 나타난다. 갱년기를 거치는 남녀는 큰 신체적.정서적 변화를 경험한다. 여성은 여성호르몬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안면홍조.초조 불안.불면증.골다공증 등 신체적 변화가 오고, 정서적으로도 어두운 터널에 들어간다. 자식이 입대 또는 결혼을 하면서 곁을 떠나면 '빈 둥지 증후군' 같은 우울감에 빠진다. 남성의 변화는 비교적 완만하지만 체력 저하, 의욕 상실, 성욕 감퇴 등으로 남자다움이 사라진다. 따라서 이 시기를 어떻게 슬기롭게 넘기느냐가 건강한 노년으로 진입하는지를 결정한다.

우선 갱년기 증상을 미리 알고,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신체적 증상과 정서적 변화가 심할 때는 갱년기클리닉을 찾는 것이 좋다. 호르몬 치료나 호르몬 대체요법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생활패턴을 바꿀 수 있도록 의사의 도움을 받는다.

50대 이후엔 암이나 뇌졸중.당뇨병.심근경색 등 성인병이 급증한다. 이런 질환은 걸리면 회복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면역력을 유지하고, 혈관의 탄력성을 높이며, 정기검진으로 질병의 조기 발견에 힘써야 한다.


이렇게 극복하자

갱년기 맞은 남편 가족의 칭찬격려가 보약


최근 암투병 중인 친구의 병문안을 다녀온 이진구(48.가명)씨. 정부 출연연구소에 근무하며 순탄한 삶을 살아왔고, 건강도 자신했지만 언제부터인지 매사 의욕을 잃었다. 수입.경력.능력 면에서 정점에 다다랐고 이젠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대입 준비를 하는 자녀와 부모님을 돌볼 생각에 밤잠을 자주 설친다. 이른바 샌드위치 증후군이다.

몸 상태도 그리 좋지 않다. 30대 중반에 불어난 체중은 10여 년째 83㎏(키 1m70㎝)이다. 이대로라면 몇 년 뒤부터 대장암.전립선암 등 이른바 '서구 암'이 그를 위협하고,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으로 고생할 가능성도 크다. 이런저런 걱정에 언제부턴가 아내와의 잠자리도 신통치 않다. 성욕은 물론 발기력도 약해졌다.

◆건강 설계=이씨의 건강 나이를 측정해보니 생리적 나이를 일곱 살이나 초과했다. 의사는 당장 과도한 삶의 무게와 우울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중년 남성의 우울감을 없애려면 가족의 칭찬과 격려가 필수다.

비만 해소를 위해 적극 노력하라는 주문도 떨어졌다. 우선 소식과 운동처방이다. 40대 중반부터는 신진대사가 떨어지므로 먹는 양을 이전의 70% 정도로 줄여야 한다. 운동은 비만에 의한 성인병과 우울증을 동시에 잡는 가장 좋은 처방이다. 성욕 감퇴는 남성 갱년기의 한 증상이다. 남성호르몬 검사를 받고, 정상치보다 떨어졌다면 치료를 받는다. 장수학자인 미국 마이클 로이젠 박사는 "주 2회(미국 남성 평균의 두 배) 성생활을 하면 건강 나이가 1.6세 젊어진다"고 주장했다.


폐경기 겪는 아내 친구여행 등 활력소 찾아야

주부 김미란(가명.47)씨는 최근 "아무래도 불치병에 걸린 것 같다"며 병원을 찾았다. 3개월 전부터 소화가 안 되고, 이유 없이 가슴이 뛰며,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추운 날씨에도 이유 없이 땀이 나 그녀를 당황하게 했다. 진단 결과는 '갱년기 증후군'이었다.

요즘 그녀를 힘들게 하는 것은 '괜한 슬픔'이다. 아들이 군에 입대하고, 딸이 결혼 날짜를 받아놓으면서 증상이 심해졌다. 그런데도 남편은 오히려 먼 사람처럼 느껴지며, 세상에 나 혼자 남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빈 둥지 증후군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건강검진 결과에선 역시 비만에 의한 관상동맥질환 가능성과 골다공증이 지적됐다.

◆건강 설계=폐경을 맞는 여성은 이유 없는 짜증과 불만, 가슴이 텅 빈 듯한 공허감에 시달린다. 방치하면 노년 우울증으로 발전하고, 장기적으로 치매.골다공증.심장병의 유발 요인이 된다.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생각을 할 것을 권한다. 새롭게 배우고, 친구를 사귀고, 여행을 하는 등 그동안 미뤘던 '나의 삶'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다.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면 내장 비만이 빠르게 진행된다. 건강 설계는 단기적으로는 폐경기 증상 완화, 장기적으로는 여성 암.골다공증.심장병 예방에 초점을 맞춘다. 또 비만을 해소해야 한다. 비만은 유방암 및 심장질환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식생활 개선.운동을 습관화해야 한다. 심장병과 골다공증 등 가족력이 있으니 단골의사가 더욱 필요하다. 집 가까운 곳에 내과의원 중에서도 순환기내과 세부 전문의를 찾아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도록 한다.


◆특별취재팀:고종관 기자(건강팀장),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도움말 주신 분: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하지현 교수,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김철환 교수, 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전현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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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2 04:51 입력 / 2007.02.02 07:10 수정
http://news.joins.com/article/2624063.html?ctg=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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