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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얼마나 자주 드십니까?

어렸을 때 따끈따끈한 흰 쌀밥에 계란 노른자를 넣고 간장으로 비벼 먹던 맛, 도시락에 계란 프라이를 얹어주시던 어머님의 사랑이 아직도 아련합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식당에서 밑반찬으로 계란말이가 나오면 항상 좀 더 달라고 주문합니다. 프라이와 삶은 계란도 눈에 보이는 대로 먹는데, 평균으로 따지면 하루 한 개 정도는 먹는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계란은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무기질, 비타민 같은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우유와 함께 완전식품이라고도 불립니다. 특히 성장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은 모유 다음으로 높아 성장기 어린이는 하루 1개, 임신부는 하루 2개 정도는 먹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또 공부하는 학생의 두뇌 활동에, 노인의 시력 유지 및 향상에도 좋다고 합니다. 이처럼 영양은 높은데 비해 열량은 높지 않고, 소화흡수도 잘 되며, 값까지 저렴해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견인차로서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식품이 바로 계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란은 우리나라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해외농업처(FAS) 2001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 1인당 계란 소비량은 연간 179개입니다. 일본(346개), 대만(342개), 중국(301개), 미국(258개), 프랑스(265개) 등의 50~70% 수준입니다. 그나마 제과, 제빵, 마요네즈 등의 생산에 소요되는 간접 소비량 100~120개를 빼면 국민 1인당 직접 소비량은 60~70개에 불과합니다. 대한양계협회측은 조류독감 파동까지 겹치면서 2006년 현재 국민 1인당 소비량은 2001년보다 20% 정도 더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계란이 이처럼 푸대접 받는 이유는 콜레스테롤 덩어리라는 인식 때문입니다. 실제로 생 계란 1개에는 250mg의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하루 300mg 이하의 콜레스테롤 섭취를 권장하고 있는 실정이니 계란이 콜레스테롤 덩어리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고기나 해산물 등 다른 음식을 통해서도 자연스레 콜레스테롤을 섭취하게 되니 WHO 기준에 따르자면 계란을 절대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이 되는 셈이죠. 이 때문에 미국에서도 1970~1995년 계란 소비가 20~30% 감소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계란 소비가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계란 노른자 속의 레시틴이란 성분이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방해하므로 계란을 먹어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지 않으며, 콜린이라는 성분은 두뇌 활동에 도움을 줘서 기억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치매를 예방한다는 등의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계란 소비가 다시 증가했습니다. 1990년대 후반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계란의 부활이란 커버 스토리를 통해 계란 소비 촉진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콜레스테롤 덩어리 계란을 먹기 위해선 인체와 콜레스테롤의 상관관계에 대해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음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몸 속 콜레스테롤의 약 70% 정도는 음식과 무관하게 인체 내부에서 생성됩니다. 약 30% 정도만 음식에 영향을 받지요. 결국 고지혈증 환자가 아닌 사람은 아무리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어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격하게 높아지는 법이 없습니다. 의사들은 고지혈증 환자에겐 계란을 1주일에 3개 이하로 먹으라고 권고하지만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지 않다면 하루 2~3개씩 먹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때문에 너무 콜레스테롤 걱정하지 말고 안심하고 맛 있게 계란을 드시길 권고드리겠습니다. 오징어나 생선 알탕 같은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콜레스테롤이 높다며 무조건 멀리하시는 분이 많은데 고지혈증 환자가 아니라면 구태여 가려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계란은 고지혈증 환자 외에도 심장이 나쁘거나, 신장이 나쁘거나, 간 기능이 떨어져 복수(腹水) 현상이 있거나, 간경화증이 진행돼 혼수(간성혼수)가 있는 사람도 삼가야 합니다. 이런 사람은 단백질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데 계란 자체가 더 없는 단백질 공급원이기 때문입니다. 또 아이들 중에선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알레르기 유발물질(알레르겐)은 통상 노른자보다 흰자에 더 많기 때문에 노른자만 먹는 것도 방법입니다.

한편 계란은 생산일로부터 통상 5일 이내에 먹는 것이 가장 좋으며, 냉장고에는 3주까지 보관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계란을 보면 뭉툭한 쪽과 뾰족한 쪽이 있는데 뭉툭한 쪽을 통해 계란이 숨을 쉬므로 뾰족한 쪽을 밑으로 해서 보관해야 합니다. 냉장고 문에 계란 보관 케이스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자주 여닫는 문에 보관할 경우 계란에 충격이 가해져 신선도가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신선한 계란은 깨뜨려 보면 알 수 있는데, 노른자의 높이가 높고 탄력이 있으며 흰자는 두께가 두껍고 투명하며 점도가 좋아야 신선한 계란이라고 합니다. 깨뜨렸을 때 노른자의 경계가 불분명하거나 노른자가 풀어진 것은 상한 것이므로 버려야 한답니다. 겉에서 볼 땐 껍질 전체의 결이 곱고 매끈하며 무엇보다 단단해야 신선한 것이라고 합니다. 껍질에는 얇은 보호막이 있어 숨을 쉬는 구멍으로 세균이 침투하는 것을 막는데 껍질이 더럽다고 물에 씻어 보관하면 보호막이 제거돼 세균이 침투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합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계란은 우리가 가장 싼 값에 구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음식입니다. 금상첨화로 맛도 그만입니다. 콜레스테롤 걱정이랑 접어두고 많이들 드시길 바라겠습니다.

/조선일보 의료건강팀장 입력 : 2006.09.13 16:27 37'
Source: http://health.chosun.com/servlet/base.health.ViewArticle?art_id=2006091300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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