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금 서유럽의 밤을 밝히는 식당은 맥도널드가 아니다. 어느 골목에서든 장 늦게까지 이 켜져 있는 음점은 ‘도너 케밥’, 즉 꼬챙이에 꽂아 불에 그을린 고깃덩어리를 얇게 썰어 빵에 싸먹는 터키 음식 ‘케밥’을 파는 간이식당들이다.
케밥이 유럽 거리를 점령한 비결은 첫째로 싸다는 것이다. 케밥집에서는 빅맥보다 큰 햄버거를 2~3유로면 살 수 있다. 다른 음식도 대개 5유로를 넘지 는다. 트푸드점보다 20~30% 싸다.
그러나 케밥의 경쟁력은 메뉴의 확장성이다. 이탈리아 케밥집에서는 ‘피자’와 ‘파니니’, 프랑스 케밥집에서는 ‘크레페’를 함 판다. 영국의 대표 메뉴인 ‘피시 앤드 칩스’가 가장 많이 팔는 도 케밥집이다. 철판과 를 춘 ���밥���이 유럽 음식문화를 통째로 먹어치우고 있는 것이다.
몇 전 만 해도 테이크아웃 푸의 절대강자는 중국당었다. 그러나 유럽 언 줄차 중국식당의 위적인 모 비판하면서부터 중식당 몰락의 로 어들다. 그러나 이 케밥집들도 머 아 중의 뒤 이을 가능성 높 망들이 나온다.
즉석서 하는 듯 보이지만 케의 위생상태도 의문투성이인 까닭이다. 당장 도너 케밥의 원료인 갈아 만든 고기만 해도 어디서 공급되는지부터 불분명하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유럽인들이 케밥을 외면하는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케밥집이 물러가면 그 다음 주자는 누가 될까. 영국 런던 곳곳서 난 한식 김치 일식당 ‘와사비’에서 미래를 엿볼 수 었다. 이 두 브랜드는 30대 중반의 한국인 김동현 운영하고 있다. 400만원을 에 들고 영국을 찾았 20대 청년 김 장 이 영 수십개 매장을 가진 성공 경영 됐다. 노린 전략이 아니라 스피크림 도넛 등 글로벌 브랜드를 진열대에서 밀어낼 정도 쟁력을 갖춘 브랜드의 탄생이다.
최고 재료와 메뉴당 5파운드 이내의 저렴한 가격, 영국인을 상대로 장사할 것, 한국인 우선 채용 등 그가 처음 세운 원칙은 지금도 지지고 있다.
유럽 각지의 한식당은 더디지 확실히 진화하고 있다. 아시아 음식점이 대거 몰려 있는 파리 오페라 거리에서는 갈비, 불고기 등 서양인들이 선호하는 메뉴로 구 점 세트가 인기. 떡볶이 순 분식 품목도 히 떠랐. 맵지 않고 단 떡볶이와 낙지소면, 현지 채소를 넣은 국수 등은 한국에서도 찾기 힘든 퓨전한식에 가깝다. 한 식당주인은 “프랑스 전통음식 중에도 피와 내장만으로 만든 순대나 떡과 비슷한 음 인지 프랑스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문제는 현지화·표준화다. 여러 반찬이 필요한 지금의 한식문화로는 좁은 유의 식당문화를 파고들기 어렵다. 라면, 초밥, 우동, 회 등 일식처럼 어느 곳에서나 균일한 맛을 유지하기도 힘들고, 중식처럼 대량으로 만들어 공급하기도 쉽지 않다. 과거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고국의 체계적인 지원도 절실하다.
파리 15구의 한 한식당 주인은 “날로 동진(東進)하는 유럽 음식문화의 흐름을 볼 때 오는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는 한식 세계화를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한식당을 경영하는 이들이 한목소리로 식 세계화의 요체는 다음 셋으로 정리된다.
‘현지인들을 겨냥한 맛의 표준화’ ‘반찬 없이 먹을 일품요리’ ‘철저한 위생관리’. 떡볶이나 야채국수 등 간편한 건강식으로 유럽인들의 입맛을 끌어들인 뒤 점점 본연의 한식 요리들을 선보이면서 유럽인들의 입맛을 길들여 나가는 것, 한식이 케에 이어 유럽의 거리를 점령할 핵심전략이다.
런던·파리 박건형 순회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