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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요리 한자리에-파트럭 파티 오늘은 ESL 클래스
가을겨울 학기의 마지막날. 한달 간 방학을 맞아 오랜 시간 못보는 게
아쉬워서,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도 기념할 겸 제가 파트럭(potluck)
파티를 제안했어요. 파트럭 파티란 음식을 한가지씩 해와서 나눠먹는,
부담없고 간편한 파티의 형식이죠. 여러 나라 사람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
나눌 수 있는 큰 즐거움 중 하나가 바로 서로 다른 음식 문화
아니겠습니까. 맛있는 것도 서로 나누고, 미처 몰랐던 다국적 요리의
레시피도 얻어듣고 1석2조의 모임이겠다 싶었죠.
저는 오늘의 모임을 위해 참치 김밥을 쌌어요. 서양 사람들이 예전엔 김의 검은 색을 무서워해서 김밥을 잘 안 먹었었는데, 요새는 일본 스시의 영향으로 김밥을 고급 음식이라 여기게 됐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서 말이죠. 그나마 일반적인 김밥보다는 참치 김밥이 이들의 입맛에 더 맞을 것 같아 그걸로 한 건데요. 대성공이었습니다. 하나도 남김없이 싹 먹어치운 것은 물론 레시피를 물어보는 아이, 언제 집으로 불러서 만드는 걸 직접 가르쳐달라는 아이, 남편 주게 하나만 집으로 가져가도 되냐고 하는 아이...암튼 인기가 대단했답니다.(으쓱으쓱) 거기다 김밥을 예전에 미니 호두파이가 담겨있던 플라스틱 용기에 진열한 아이디어도 많은 칭찬을 받았어요. 동그랗게 파인 파이 자리에 김밥을 하나씩 쏙쏙 담았는데 어찌 그리 맞춤하게 들어가던지 원. ^^
일본 주부 메구미가 만들어온 데리야키 포크와 다마고 야키도 인기 메뉴였습니다. 데리야키 포크의 레시피를 소개할게요. 돼지고기 갈비부분 살을 납작하게 썰어 준비하구요(먹어보니 삼겹살로 대신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던데요) 간장, 설탕, 사케(일본 술), 인삼즙(인삼을 꼭 짜서 즙을 낸다네요)을 섞어 만든 소스에 이 고기를 하룻밤 재워둔대요. 다음에 팬에 기름을 둘러 소스를 추가로 얹어가며 구우면 끝. 아주 독특한 맛이더라구요.
다음은 ESL 선생님인 르네가 만들어온 퓨전 두부와 소바요리.
간장과 '블랙빈 갈릭 페이스트' '레드 페퍼 갈릭 페이스트'를 각각 섞은 소스로 버무렸다는데 이들 재료를 한국서 구할 수 없을 듯하여 자세한 레시피는 생략합니당. 구경만 하세요. 참, 르네 얼굴도 처음으로 공개합니다. 일본인 엄마, 이탈리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탓에 미국인이면서도 "어디서 왔냐?"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합니다.
참, 르네가 만들어온 크렌베리 소스도 참 맛있었어요. 미국인들의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요리죠. 칠면조 구이랑 같이 먹는다는데 제 입맛으론, 빵에 발라먹는 게 더 적합한 듯 해요. 만드는 법은 크렌베리(한국서도 파나요??) 12온스를 씻어서 물 한컵을 부어 끓이다가 여기에 설탕 한컵을 넣어 타지 않게 저어가며 끓이면 끝. 오렌지 주스를 조금 섞어줘도 특별한 맛이 난다고 해요.
스웨덴에서 온 18세 소녀 엠마(처음 사진 맨 왼쪽)가 구워온 스웨덴 빵 '루씨카텔'도 얼마나 예쁜지 눈으로 먹어보세요. 크리스마스 시즌에 특별히 많이 먹는 빵인데요. 노란 빛은 값비싸기로 유명한 샤프란을 넣어 그런 거랍니다. 우리들 입이 오늘 호강했죠. 레시피를 나중에 이메일로 받기로 했으니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받는 대로 추가할게요.
아, 마지막으로 빼먹으면 혼날 것 같은 한 사람을 더 공개합니다.
아르헨티나에서 온 알렉스가 요새 바빠서 계속 결석하는 바람에 우리반 청일점 노릇을 하고 있는 다니엘(오른쪽`본인의 프라이버시를 생각해서 한국 이름은 생략합니다). 어찌나 요리를 잘하시는지 오늘 파티엔 식혜를 만들어오셨지 뭐예요.
이상입니다. 눈이라도 즐거우셨나요? 저는 입도 즐거운 점심이었답니다. 덕분에 저녁 시간이 다 됐는데도 전혀 배가 안 고프네요. ^^ 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tlsdpfl&folder=8&list_id=723563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