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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차고 따끈한
한 잔이 그리워지는 계절. 어떤 이는 겨울엔 커피만한 게 없다고 예찬하고, 어떤 이는
번거롭더라도 우아한 차 한 잔을 고집한다. 차와 커피가 인생의 낙이라고 말하는 6인의 마니아들에게
그 이유를 들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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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는 대화의
소재를 마르지 않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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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디스 출신인
주부 이선화(37)씨는 친구들과 외식 후, 차는 반드시 집에서 즐긴다. 식사 때 못했던 본격적인
이야기가 그 때부터 펼쳐진다. 차와 찻잔 모두 대화소재가 된다. 이씨가 가장 좋아하는 차는 로열
밀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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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밀크티와 달리 냄비에 물(1컵)과 아쌈이나 다즐링 홍차잎(2티스푼)을 넣고 끓이다가
불을 줄여 색이 우러나면 우유(1컵)를 붓고 다시 끓이는 게 비법이다. 캐모마일 같은 허브티는 유리
주전자에 우려 고운 색을 감상한다.
차는 신세계 강남점
지하나 분당 삼성플라자에서, 찻잔이나 찻주전자는 남대문 시장 지하 대도상가에서 주로 구입한다. 천장이
높고 볕이 잘 드는 신사동 모우(02-3444-6069)는 기분 전환하러 간다. 청담동
뒤샹(02-3446-9007)은 그릇도 예쁘고 케이크 맛도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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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담동 '하우스 레서피 Tea & Cake'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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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오후
차 한 잔은 일상의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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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이루마(28)씨는 바쁜 공연 일정 중에서도 매일 오후 홍차 한 잔을 마시며 생활의 중심을 잡는다.
영국 유학 생활 중 티타임을 익혔다. 주로 마시는 건 향기가 섬세한 다즐링티에 우유를 섞는
영국식 밀크티. 실용적인 티백을 애용한다. 단, 반드시 끓인 물이 담긴 티포트에 넣고 우려
마신다. 딜마 다즐링 티백은 인터넷쇼핑몰 (www.nicetea.co.kr) 에서 구입한다. 인상적인
찻집은 이대앞 티앙팡 (02-364-4196). 차종이 다양하고 직원들의 태도가 남달라 홍차를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 티타임은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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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출신인
권혁란(55)씨는 차를 우려낸 보온병을 들고 다니며 스트레스를 이긴다. 차가 좋아 청담동에 찻집
하우스레서피 Tea & Cake (02-514-9440) 를 차린 권씨는 탁하고 짙은 중국차, 색이
예쁜 실론티, 연해서 부담 없는 인도티 세 가지를 혼합해 마신다. 최근에는 생강을 강판에 갈아 홍차와
함께 우려낸 생강홍차에도 재미를 붙였다. 찻집은 품질에 비해 값이 저렴한 종로 2가
티포투 (02-735-5437) 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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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차 더
맛있게 마시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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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지에 원산지나
제조국가명 뿐 아니라 주소까지 적힌 곳이 더 믿을 만하다.
▲여러 허브티가 섞인
경우, 구체적인 비율이 적혀 있는지 살핀다.
▲찻잎은 습기 없는
그늘에 밀봉 보관하고, 하얀 실이 생기면 바로 버린다.
▲차가 떫어서 싫다면
따뜻한 우유를 더해 밀크티로 만들어 마신다.
▲차에 다이제스트
같은 비스킷만 몇 쪽 곁들여도 훌륭한 손님 초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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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금 마실
때마다 코로 향기를 음미하면,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생강을 강판에 갈아
홍차와 함께 우리면 갱년기 안면홍조증도 덜해진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레몬 한 개를 얇게 썰어서 티포트에 넣는다.
▲소화가 잘 안 될
때는 우롱차와 자스민차를 섞어서 마신다.
▲오미자나 복분자를
오븐에서 저온으로 말려 홍찻잎과 함께 우리면 특별한 풍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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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진 여성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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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kjinyi@chosun.com
도움말=권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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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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