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생활속 떠오른 아이디어를
상품화 앞치마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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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이희자(52루펜리 대표)씨는 젖은 음식 쓰레기를 비닐봉지에 담아 집밖으로
버리러 나가다 국물이 흘러내려 난처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1999년 그는
2005년부터 음식물쓰레기의 매립을 법으로 금지한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가정용
음식물 건조기를 개발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로부터 3년 뒤, 그의
계획은 성공했다. 제품 이름은 루펜(LOOF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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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몰래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 받고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 자본금을
마련했습니다. 기술 있는 직원을 소개받고, 청계천을 돌아다니며 일일이 물어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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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난해 20억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50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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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불편 해결책 찾다가 발명품 개발=살림살이에서 겪는 불편을
어떻게 없앨까 고민하다가, 생활 속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발명의 길에 들어섰다가 제품화에
성공한 주부 사장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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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경(37) 팬캡 대표는 요리할 때 프라이팬을 덮는 일회용 종이덮개를 개발했다.
생선을 구울 때 기름이 튀어 가스레인지 주변이 더러워지는 걸 어떻게 막을까 고민하다
만들었다. 처음에는 광고 전단지를 덮었다가, 이를 차츰 발전시켜 식품 전용 종이를
프라이팬 크기에 맞춰 오려서 제작했다. 이것이 여성 발명품 박람회에 나갔다가 유통업체
바이어의 눈에 띄었다. 10장짜리 한 묶음에 3000원 하는 제품을 할인점 등을 통해
지난해 1억원어치를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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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공기청정기 제조업체인 에어비타의 이길순(42) 대표. 이 대표는 수년 전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사는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탁한 공기 때문에 감기를 달고 사는 그
집 아이를 보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값도 싸고 쓰기 편한 공기청정기 개발에 매달린
지 10년. 드디어 전자모기향 정도의 크기에 가격은 10만원 이하인 제품을 내놓았고,
지난해 스위스 제네바 국제발명 신제품 전시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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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큐 파티를 할 때 냄새와 연기가 많이 나 불편했던 점에 착안, 아예 숯으로
구이판을 만든 아이에스디지털 김정신(46) 사장. 숯으로 만든 170여 가지 제품으로
지난해 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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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의 건의가 히트 상품으로 이어져=주부가 낸 아이디어를 기업들이
적극 반영해 상품 개발로 이어진 사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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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은 이달 중순 종이팩 우유처럼 멸균된 팩에 액상 분유를 담은 제품을
출시한다. 한밤중 갑자기 아이가 울 때 정신이 없다. 분유도 일반 우유처럼 금방 먹을
수 있게 돼 있으면 좋겠다는 주부의 지적에서 제품 개발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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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가전 업체 청풍은 올 초 생수통이 아래쪽에 달린 냉온수기를 내놓았다. 물이 다
떨어지면 무거운 물통을 거꾸로 들어올려야 하는 불편함을 지적한 주부의 의견을 반영한
제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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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홈시스는 콩밥을 싫어하는 아이를 위해 흰밥을, 부모님을 위해서는 잡곡밥을
동시에 만들 수 있는 밥솥이 있으면 좋겠다는 주부의 건의를 받고 밥솥 내부에 칸막이를
설치, 두 가지 밥맛을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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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테팔의 엑셀리오 컴포트 그릴은 납작한 전기 그릴로는 국과 찌개를
끓이기 힘들다는 불평에 따라 바닥을 조금 깊게 만든 한국형 그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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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홈쇼핑 서정 상무는 한 요가복 업체에서 민소매 디자인을 내놓았는데, 방송
직전 품평회에서 홈쇼핑 주고객인 주부의 경우 반팔이 좋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와
그대로 했더니 첫방송에서 1시간에 3억원 매출을 기록했다며 주부를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전을 펼치는 등 주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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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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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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