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소개팅 갈망’ 사업이 되다

24세 박희은씨 온라인 소개팅 사이트로 ‘여성창업경진대회’ 대상
26일 열린 ‘제11회 여성창업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이음소시어스의 박희은 대표. 그는 서울대 재학 중에 합격한 게임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 소개팅 사이트를 창업해 5개월 만에 자신의 회사를 해당 웹사이트 점유율 1위로 끌어올렸다. 사진 제공 이음소시어스
온라인 소개팅 사이트인 ‘이음소시어스’ (www.i-um.net)의 박희은 대표(24)는 대학에 입학하면 쉽게 소개팅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서울대 언론 정보학과에 입학한 2006년 ‘소개팅’을 향한 그의 의지는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세상의 절반이 남성이고, 어딘가에는 내게 꼭 맞는 짝이 있을 텐데 지인들의 소개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기존 인터넷 소개 사이트는 결혼이나 음란 채팅이 주를 이뤘다. 그 사이의 공간인 소개팅 시장은 무주공산에 가까웠다.
그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올해 5월 소개팅 사이트를 창업한 박 대표는 26일 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재단법인 여성기업 종합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제11회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인 중소기업청장상을 받았다. 169개의 경쟁 창업아이템중에서 뽑힌 것이다.
박 대표는 “온라인 데이팅 산업이 발달해 있는 미국처럼 이제 한국도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4학년이던 지난해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에 입사했다. 하지만 사업 아이템을 정한 뒤 회사를 그만뒀다.
친구 3명과 의기투합해 3000만 원을 모았고, 에인절펀드에서 7000만 원을 투자받아 회사를 세웠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음은 11월 정식버전 출시를 앞두고 현재 베타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회원이 벌써 3만 명을 넘었다. 현재 이음은 창업 5개월 만에 웹사이트 분석업체 ‘랭키닷컴’이 작성한 온라인 매칭 사이트 순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해서는 스마트폰용 앱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음의 성공은 박 대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개팅에 나서는 여성들의 요구사항을 잘 파악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덕분이다. 우선 개인정보노출을 최소화했다. 정해주는 매칭 상대 외에는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검색을 할 수 없도록 했다.
박 대표는 “창업을 생각한다면 생각한 것을 망설이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며 “창업을 말리던 선후배들이 지금은 이음을 통해 소개받은 사람과 사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