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의 그로서리 면에는 꽃을 은 동이가 비게 놓여있다. 요가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데는 그로리에서 꽃을 팔기 시작한 한국 주인들의
공이 크다고 한다. 그로 꽃이 뉴욕 서민을 즐겁게 해주 다면, ‘도로스
넥스 Doro's Annex, Inc.’ (www.212bouquet.com)를
운영는 한국인 정성모씨의 꽃이는 뉴욕의 예술가를 25년째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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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스 아넥스’는 맨해튼의 첼시
지역, 인스 에비뉴와 웨스트 21 스트리트가 만나 에 . 명성 듣고
찾아간 이방인에겐 오래된, 평범한 꽃 가게로 보인다. 그러나 다소 어운 실내
눈이 으, 고풍스러 실내 식에 련 화기들 란드서
비 온 화려하고 우아한 꽃들, 중국인이 캘리포니아에 난,
롱드에서 취한 야생초, 남미에서 온 열대 식물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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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팅이 끝난 윈터나이트 파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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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아스’ 우연히
들르는 뜨내기 손님도 드물지만, 그런 손님을 반기지도 않는다. 고객의 90%가
전화로 주문하는 류층 단골이고, 이들을 위해 쉴새 없이 꽃을 꽂야 하기
때문이다. 꽃만 달랑 싸주는 우리라 원이나 맨해튼의 그로서리와 달리, 묵직한
유리 화병에 물을 채워 꽃꽂를 하고, 꽃의 색감 용도에 맞추어 종이와 리본
포장 한 후, 고객의 메지 은 를 아 배달을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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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서서 꽃 르고 는 일을
하는 ‘도로스 아넥스’ 성모 해튼 리스트 세계에
정(Sung Jung)이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다. ‘도로스 아넥’의 첫
인상이 평범해 보였듯, 성 정씨의 첫 인상도 명품 디자이너 숍 도맡아 꾸며주는
유명 플로리스트로는 보이지 않는다. 무뚝 표정에 늘어 셔츠, 지저분한
청바지 차림. 조금 심하게 말하면 머슴형의 중년 저씨라고 까. 일 짓
정씨를 지켜본 후에야, 부지런하고 성실하 연구하는 충직한 머슴의 자세가
오 를 만들었다 알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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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에 경제학 공부를 위해
미국에 온 성 정씨는 학비를 벌기 선 가, 채 가게, 접시 닦이 등을
전전하다, 이 가게 일을 돕게 되었. 화랑을 경영 이모는
친구가 운영하던 ‘도로스 아’를 맡게 됐고, 그림을 보던 안목으로 개성 는
꽃를 하여 1982년 10월 27일자 ‘The New York
Times'지에 소개되기 . 이모 은퇴했고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
젊 코리안 아 예술들 발굴하여 지원하는 알재단(AHL Foundation)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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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만 시 평가 받는 일에
보람을 느낀 성 정씨는 화이 칼라의 꿈을 버리고, 뉴욕에 큰 뉴욕
보태니컬 가든의 꽃꽂이 정 등록했다. 그러나 실전 경험이 있던 성 정씨는 두
학기만에 흥미를 잃었고, ‘도로스 아넥스’를 제대 운영하는 게 고
생각했다. 1989년, 이모님으로부터 ‘도로스 아넥스’를 물려받은 성 정씨는
그의 꽃꽂이를 눈 여겨 본 의상 디자이너 주문과 입소 덕에 게를 두 배로
확장할 수 었다. 동료의 매장 꽃꽂이에 반한 다른 디자이너가 주문을 하고,
그렇게 패션 디자인업계에 성 정씨의 이름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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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의 석
어시스트이자 매장의 실질 운영자로 7년째 근무하고 있는 한국 교포 최인희씨는
‘주인 아저씨’에 대한 존경을 숨기지 않는다. “패션 디자이너 세계도 그렇지만
뉴욕의 플로리 백인 게이들이 주도권을 쥐고 파트너를 밀어주고 있어요.
이런 현실에서 독창적인 꽃꽂이 실력만으로 가장 까다로운 고객인 유명 디자이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대단한 일이지요. 그러나 뉴욕의 유명 플로리스트 명단엔
아저씨 이름이 올라있지 않아요. 묵묵히 일만하실 뿐 홍보에 너무 무심하셨던
거지요. 이제는 전문 홍보 회사와 계약하여 아저씨의 위치를 제대로
자리매김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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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정씨가 매주 쇼룸 장식을
해주는 패션 디자이너 명단을 보면 그의 실력과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 알렉산더
맥퀸, 아르마니, 발렌시아가, 카롤리나 헤레라, 카르티에, 샤넬, 크리스찬
디오르, 돌체 앤 가바나, 도나 카렌, 에스카다, 구치, 플라워 밤, 랑,
몽블랑, 토카, 베라 왕 등. 올 가을, 랄프 로렌의 뉴욕 매장에선 성씨의
작품과 그가 고른 화기를 량 주해 동경 매장까지 동일하게 꾸몄다. 뉴욕
패션의 중심지인 5번가에 있는 유명 백화점 삭스 피프스 에비뉴가 올 가을에 쇼
윈도우를 블랙과 레드로 꾸밀 때, 매장 전체를 검은 장미로 장식한 것도 성
정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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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은 새로운 라인
발표를 앞두 미리 의상을 보여주며 의논하는 등, 꽃꽂이를 과
예술로 인정해주고, 자유롭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높이 사주기 때문에 이들과
일하는 보람이 커요”라고 성 정씨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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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패션 디자이너들만 성 정씨를
찾는 것은 아니다. 첼시의 유력 화랑들의 개막 파티, 보그와 엘르같은 여성지와
테리 디자 들, 그리고 홍보 회사들의 기념 파티, 유명인과 부자들이
사는 센트럴 파크 웨스 로비 역시 의 꽃 식을 원한다.
프레테리 병원 성 빈센트 원 성 정 꽃꽂이로 위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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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 마련 파티와 같은 특별
이벤트에서도 성 정씨의 꽃꽂이 유명인의 부에 일조. 영화 ‘수퍼맨’의
주연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 재단의 ‘매지컬 이브닝’, 인테리어 디자인 잡지들의
‘홀 오브 페임’,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라이트 하우스 인터내셔널의 ‘윈터
나잇’, 유방암 퇴치를 위한 패션 오 뉴욕의 ‘FANNY'
등 1000여명 규모의 파티 장을 위해 성 정씨는 매장 지하서 밤을 새우며
아이디어를 구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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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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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폭스사, 터치 스톤
TV, NBC-TV 등도 ‘도로스 아넥스’에 전화를 건다. 리처드 기어 주연
영화 ‘뉴욕의 가을’, 톰 크루즈가 출연한 ‘바닐라 스카이’, HBO-TV의
히트 시리즈 ‘섹스 앤 더 시티’, 뉴욕 패션계 이면을 들춘 최신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ABC-TV의 시리즈 ‘식스
디그리스’, NBC-TV의 간판 프로 ‘투데이스 쇼’ 등에도 성 정씨가 매만진
꽃들이 등장한다. 나이키와 레블론 광고에서도 성 정씨의 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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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프로젝트는 한 번 따냈다고
해서 계속 일을 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매번 재단 위원이나 담당 프로듀서,
프로덕션 디자이너들이 유명 플로리스트들의 작품을 심사해 주문한다. 영어로 작품을
설명하는 것도 성 정씨에겐 스트레스일 것이다. 최인희씨는 “아저씨 피 속에 한국
예인의 맥이 이어지고 있다 싶을 때가 많아요. 눈썰미, 아이디어, 손놀림 어느
하나 남도의 예인을 연상시키지 않는 부분이 없어요. 자존심 강한 아저씨 성격과
영어의 한계로 구구하게 설명을 하시지 않으셨다 해도, 심사위원들이 그걸 다 아는
거지요”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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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우 글렌 클로즈, 수잔 서랜든, 메릴 스트립과 함께 크리스토퍼 리브 재단 이사 멤버인 프란신 레프락
여사는 지난해 11월에 열렸던 두 건의 파티 데코레이션을 평하는 글을 올 3월호
‘고담 메거진’에 발표했다. ‘Some Enchanted Evenings’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프란신 여사는 뉴욕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서 열린 ‘매지컬
이브닝’ 파티를 이렇게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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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 안배가 눈부셨다. 디자이너 성 정은 천정을 푸른색으로 꾸며 심해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냈다. 갈색의
유리잔들은 매혹적인 오렌지 칼라의 테이블보 위에 놓여있어 행복감을 고취시켰다.
센터 테이블에 놓인 커다란 구형 유리 화병에는 오렌지색의 젤을 넣고, 오렌지와
레드 칼라의 꽃을 꽂아 거울에 그 아름다운 그늘이 반영되도록 했다. 조화로운
디자인과 안배는 겨울이 물러나고 봄이 온다는 희망, 새롭고 흥분된 마음, 전통과
향수의 느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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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프란신 여사는 “이 기사는
당신이 했던, 너무나 아름다운 장식에 관한 것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읽기를
바랍니다. 당신은 훌륭한 일을 하고 있고 칭찬 받아 마땅합니다”라는 편지와 함께
‘고담 메거진’ 3월호를 ‘도로스 아넥스’로 보내왔다. ‘앞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크리스토퍼 리브 재단의 자선 모금 파티에는 마이클 더글라스 등 할리우드
스타와 유명 인사들이 참석하여 20억불이 넘는 기금을 모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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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정씨는 새벽부터 밤까지, 일주일 내내 일을 한다. 맨해튼의 새벽 꽃 도매 시장을 따라가보니 ‘직접 뛰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의 내로라하는
플로리스트들이 직접 꽃을 골라 각자의 박스를 채우는데, 그것만 보아도 라이벌이
어떤 규모의 파티를 맡았는지,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단다.
싱싱하고 귀한 꽃을 먼저 선점하기 위해 상점 주인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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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2일, 국빈이 묵는
것으로 유명한 월돌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자선 파티 ‘세인트 조셉 30주년
체리티 볼’을 따라가보았다. 앞의 파티가 늦게 끝나 650명 파티 준비를 1시간
내에 마쳐야 했다. 악단, 가수, 조명, 웨이터, 주방 팀이 정신 없이 오가는
속에서 성 정씨 팀(최인희씨, 두 명의 딜리버리, 세컨 어시스트, 사
컴퓨터 담당 미술가)은 이 파티를 위해 새로 만든 보라색 테이블보를 깔고, 꽃과
물이 담긴 무거운 유리 화병을 아기처럼 안고 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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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홀 세팅이 파티 시작
10분 전에 정확히 끝났고, 성 정씨 팀은 부엌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파티
준비하는 이들이 뒷문 출입 한다는 걸, 화려하게 성장하고 정문으로 드나드는
선남선녀들은 알기나 할까. 어둠이 내린 토요일 맨해튼 거리로 나오자마자 성
정씨는 담배를 피워 물었. “나를 위해 돈 쓰는 것은 담배값 뿐!”이라고
했지만, 그 말과 태도에선 또 하나의 큰 프로젝트를 끝낸 유명 플로리스트의
보람과 자부, 그리고 새로운 도전 의욕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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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욕의 꽃 장식은 고풍스런
유럽 스타일, 미국의 세련된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모던 스타일, 새로운 트렌디로
부각되는 동양의 젠스타일이 뒤섞여 있어요. 유행이 없으니 힘들 것 같지만 개성
발휘 여지가 많아 더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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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꽃 가게를 한다고 하면
다들 존경해줘요. 일본의 꽃꽂이 학교들은 뉴욕의 꽃 장식을 보러 오고, 강의
요청도 많이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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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사람들은 꽃 없는 식탁에선
식사를 못하고 꽃 없는 화장실에선 볼 일을 못 본다고 할 정도예요. 한국에선
부유층이 꽃을 즐겼는지 모르, 여기선 서민층도 꽃을 유하니까요. 장미 한
다발 선물할 처지가 안되면 송이 음 담아 보내면 되는 거고, 들꽃을
보낼 수도 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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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내 실력을 정 안 하면
나도 네 일을 하지 않는다는 자세로 임했어요. 그래서 정장 차림에 도어맨 심사를
거쳐 들어가야 하는 갑부 일은 많이 놓쳤지요.”
숙과 기, 성실이 최선고 은 그 다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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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 일하 틈이 려 이야들다. 씨는 한국의 첨단 반도체 제품과 께 한국의 꽃과 꽃꽂이
문화 서양 전해질 수 있기 바다. 래서 자신이 보고 배운 서양의 좋은
꽃 문화와 파티 문화를 알리 , 그리고 후계자 발굴을 해 내년 초에는
한국을 방문할 계획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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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글ㆍ사진 옥선희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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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sunn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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