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텐센트 등 투자자를 등에 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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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니오·리샹·샤오펑도 대량생산 체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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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전기차 시장은 스타트업(신생 기업)들의 춘추전국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완성차 기업뿐만 아니라 ‘제2의 테슬라’를 꿈꾸는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대거 쏟아져 나와 시장을 키우고 있다. 전기차 시장을 개척한 미국 테슬라의 시가총액(약 8000억 달러)은 이제 도요타·폴크스바겐·GM(제너럴모터스)·포드·스텔란티스(PSA·FCA 합병사)를 모두 합친 것보다 크다. 테슬라의 성장 가도를 지켜본 투자자들은 이제 새로운 ‘황금알’을 찾고 있다. Mint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전기차 업계의 새 얼굴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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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격 준비 마친 테슬라 대항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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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에는 테슬라 뒤를 바짝 쫓는 두 기업이 있다. ‘리비안 오토모티브’와 ‘루시드 모터스’다. 두 기업은 조만간 테슬라와 제품으로 진검 승부를 벌인다. 전기 픽업트럭과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개발해온 리비안은 작년 말부터 일리노이주(州)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했고, 오는 6월부터 고객들에게 차량을 인도한다. 리비안의 전기 픽업트럭 ‘R1T’는 세계 최초로 양산되는 전기 픽업트럭이다. 테슬라(사이버트럭)나 GM(GMC 허머 EV)보다 먼저 양산에 성공했다. 루시드 역시 작년 9월 고급 전기 세단 ‘루시드 에어’를 공개하며 사전 예약을 받기 시작했고 올봄 양산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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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차 시장에도 전기차 스타트업이 많다. 미국 전기버스 제조사 ‘프로테라’는 2009년부터 버스를 팔기 시작해 지금은 북미 전기버스 시장 점유율을 60% 이상 차지하는 선도 기업이 됐다. 2017년에는 1회 충전만으로 최대 1101마일(약 1772km)을 달리는 데 성공해 역대 최장거리 주행 기록을 가진 전기차로 화제가 됐다. 이 밖에 2022년 양산을 목표로 배송용 전기 밴을 개발 중인 미국의 ‘카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글로벌 물류 기업 UPS가 투자해 화제를 모은 영국의 ‘어라이벌’ 등 유망 기업들이 상용 전기차 생산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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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 모터스’가 올해 출시 예정인 전기 세단 ‘루시드 에어’의 실내 모습. 테슬라의 고급 세단 ‘모델 S’의 경쟁 모델로 꼽힌다. /루시드 모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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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스타트업들 대거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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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스타트업들은 전기차 생태계 발전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모터와 배터리, 차량 제어 장치 등 핵심 부품의 기술 수준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전문 기업들의 부품과 기술을 도입해 비교적 손쉽게 전기차 조립 생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덕분에 기존 자동차 산업을 위협할 만큼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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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가장 돋보인다. 중국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에서 두각을 드러낸 적이 없다. 그러나 ‘니오’와 ‘리샹’, ‘샤오펑’ 그리고 ‘웨이마’ 등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설립 2~4년 만에 대량생산 체제에 돌입했다. 네 기업이 작년 한 해 판매한 전기차는 모두 12만5888대에 달한다. 테슬라 판매량(약 50만대)의 2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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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오·리샹·샤오펑은 미국 증시 상장에도 성공해 큰돈을 모았다. 2018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니오의 시가총액은 현재 948억달러(약 104조원)를 돌파한 상황이다. 미국 최대 완성차 기업 GM의 시가총액(약 744억달러)보다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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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만드는 데는 큰 자본이 필요하다. 유망 전기차 스타트업 역시 든든한 ‘뒷배’를 둔 경우가 많다. 리비안은 미국 아마존과 포드 등에서 최근 2년간 53억5000만달러(약 5조8900억원)를, 루시드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에서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자받았다. 중국 스타트업들 역시 알리바바(샤오펑)와 텐센트(니오), 메이퇀(리샹) 등 중국 대기업들이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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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가치에 ‘거품’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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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스타트업은 산업 성장세에 맞춰 빠르게 성장 중이지만, 기업 가치에 거품이 꼈다는 우려도 있다. 경제 전문 매체 블룸버그는 “전기차 혁명은 현실이지만 기업 가치는 업계의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증시에 상장한 기업 가치가 매출 같은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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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의혹을 벗지 못해 몰락중인 미국의 수소전기차 업체 ‘니콜라’가 대표적이다. 니콜라는 설립 후 6년간 시장에 내놓은 제품이 한 대도 없었으나 지난해 6월 나스닥 상장 후 시가총액이 한때 300억달러(약 33조원)를 넘길 만큼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상장 3개월 후 불거진 여러 의혹에 제대로 반박하지 못한 채 추락 중이다. 니콜라 시가총액은 현재 77억달러(약 10조8200억원)로 22조원 넘게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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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같은 기업이 상장할 수 있었던 것은 ‘스팩(SPAC) 상장’ 기법 덕분이다. 이미 상장한 중소규모 기업을 인수·합병해 하는 우회 상장이다. 자본이 부족한 전기차 스타트 업계에서 종종 쓰인다. 니콜라도 SPAC과 합병해 상장했고, 루시드·어라이벌·피스커·패러데이 퓨처 같은 유망 전기차 기업들 역시 스팩 상장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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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상장은 비전과 기술이 있는 기업엔 날개를 달아준다. 하지만 실체가 없는 기업에 적용되면 주식시장과 투자자의 혼란을 초래할 뿐이다. 크로아티아의 전기 수퍼카 기업 ‘리막’의 마테 리막 CEO(최고경영자)는 “제품 없는 회사가 지금 당장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 놀랍고 한편으로 무섭다”면서 “스팩 상장을 한 회사들이 성공하기를 바라지만 대부분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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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현 기자, 2021.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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